[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美 국방부 출신 폭로로 발칵 "UFO와 외계 생명체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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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Imminent)‘로즈웰 사건’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소환되는 대표적인 ‘UFO 음모론’ 가운데 하나다. 1947년 7월 2일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 로즈웰에 있는 한 목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물체 파편이 발견됐다. 목장 주인은 바로 지역 보안관과 언론사에 신고했고, 보안관의 연락을 받고 온 미국 공군은 파편을 모두 수거해갔다.
2017년까지 근무했던 내부자
"미국 정부, 추락한 우주선 연구
외계 생명체가 지구 감시한다"
미국 공군과 지역 언론은 처음에 ‘비행접시’ 파편을 회수했다고 발표했지만, 바로 다음날 ‘기상관측기구’ 파편이었다고 수정해 발표했다. 이후 이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했으나, 실제로 외계인을 봤다고 증언하는 사건 관계자들이 등장하고, 세계 각지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찍은 사진과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음모론은 계속 확산했다.‘외계 생명체’와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궁금증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가 비밀 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해왔고, 중대한 비밀문서를 보유하고 있다는 고위 당국자의 증언도 나왔지만, “지금까지 외계 활동에 대한 어떤 믿을 만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책 한 권이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놨다. 미국 국방부에서 일한 루이즈 엘리존도는 지난 8월 20일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임박(Imminent)>을 통해 “미국 국방부가 ‘추락 우주선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고, 로즈웰 사건 당시 ‘외계 생명체’를 회수해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국방부 산하 기관인 ‘첨단항공우주 위협 식별 프로그램(AATIP)’의 총책임자였던 엘리존도의 증언은 UFO 음모론의 불씨에 기름을 끼얹었다.
엘리존도는 자신이 그동안 ‘은폐의 최전선’에 있었음을 고백한다. 인간의 물리학 지식을 뛰어넘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비밀리에 활동해 왔으며, 국방부 고위 당국자,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그리고 전직 미국 대통령들은 인류가 우주에서 유일한 지적 생명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수십 년 동안 알고 있었다고 전한다.“외계 생명체 또는 비인간 지능이 미국의 가장 민감한 군사 시설에 대한 감시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진행 중인 군사 및 핵 관련 작전을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런 감시와 방해가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험성이 이미 임박했으며, 지금부터라도 중대한 질문에 맞서기 위해 분명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책은 엘리존도와 그의 동료들이 참여하고 확인한 여러 비공개 정보와 비밀문서를 소개한다. 내부 반대와 조직적인 은폐에 가로막혀 엘리존도는 2017년 10월 국방부를 사임했다. 당시 그가 국방부 장관에게 남긴 서한을 보면 얼마나 이 문제에 진지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미군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여러 이상 현상과 그것을 설계하고 조종하는 비인간 지능의 능력과 의도를 확인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CNN, NBC 등 미국의 주요 방송사는 <임박> 출간 소식을 전하며, 저자를 초대해 인터뷰하느라 분주하다. 오랜 기간 최고 권력자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가려져 있던 진실의 커튼이 열리는 걸까? 외계 생명체와 미확인 비행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들은 왜 진실을 감추려 하는 걸까? <임박>이 여러 논란을 일으킬 책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