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의 '맥잡'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McGurn WSJ 칼럼니스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필자 사이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대학 시절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미국인 8명 중 1명은 맥도날드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해리스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도 맥도날드에서 일하며 ‘이달의 직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리스는 새 캠페인 광고에서 맥도날드에서 일한 경력을 소개했다. CNN은 “중산층 후보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리스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보수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은 해리스가 2019년 대선에 출마할 때까지 맥도날드에서 근무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경쟁자가 모든 것을 지어냈다고 비난했다.

서민층 사다리 된 맥도날드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의 취약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것은 해리스가 미국을 위해 구상하는 ‘기회 경제’에선 맥도날드와 같은 기업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인의 12.5%가 맥도날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영향력은 해리스를 훨씬 뛰어넘는다. 폴 라이언 전 공화당 하원의장,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배우 샤론 스톤 등도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겨 먹는다.

맥도날드는 고교 및 대학 졸업, 학비 지원 플랜 등 다양한 직원 혜택을 제공한다. 맥도날드는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가족들이 즐겁게 외식할 수 있게 한다. 맥도날드가 전수하는 기술은 단순히 빅맥 요리법이나 계산대 조작법이 아니다. 고객에 대한 예의, 동료와의 협력, 청결, 월급에 대한 만족감 등 직장 문화에 대한 교육이다. 이는 ‘소프트 스킬’로 기술이나 교육이 없는 근로자에게 기회와 성공으로 가는 사다리가 돼준다. 그렇다면 해리스는 맥도날드 같은 기업에 감사해할까. 2019년 해리스가 맥도날드를 언급했을 때는 회사가 생활 임금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자리였다.

'기회 경제' 망치는 해리스 공약

조 바이든-해리스 시대 인플레이션은 맥도날드 등의 저가 식품기업뿐만 아니라 고객도 압박했다. 2019년 4.39달러에 판매되던 맥도날드 빅맥 가격은 현재 21% 인상된 5.29달러다.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제 시행의 실제 효과는 최하위 계층의 근로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맥도날드와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업무 자동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의 해리스’에게 그만큼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프로(PRO)법안(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고용주 처벌 강화)도 있다. 해리스는 당선 시 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맥도날드가 각 지역 점주에 의해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파괴시키고, 노동자들의 소규모 기업 운영 기회를 제거하는 것이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백악관 최초의 맥도날드 부부가 될 것이다. 햄버거 뒤집는 일을 경시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질책이 될 것이다. 해리스가 ‘기회 경제’를 진정으로 믿는다면 ‘맥잡’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당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원제는 ‘Kamala Harris’s McJ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