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가능성 열어두지만"…Fed 인사들도 '모호한' 시그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며 금리인하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시장 냉각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균형을 놓고 미국 중앙은행(Fed) 내에서도 견해차가 벌어지면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빅 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도 열려 있지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인사들은 내려도 '베이비 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이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팀 듀이 SGH매크로어드바이저스 수석 경제학자는 "파월은 Fed를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 방향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며 "경제가 예상치 못하게 둔화한다면 금리가 너무 높은 상태에서는 그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노동시장 둔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주요 파월은 '빅 컷'에 열린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석 달 간 미국 고용 증가 속도는 팬데믹 이후 가장 느린 수준으로 나타났다.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도 팬데믹 기간에는 2대 1이었으나 현재는 1대 1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발표된 미국 구인·이직보고서(JOLT)에 따르면 7월 구인 공고는 767만개로 2021년 초 이래 최저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고용 시장이 악화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6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은 4.2%로 예상치를 충족하고,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올랐다. 7월보다 0.2%포인트 높은 임금 상승률이다. 이에 지난 6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 규모와 속도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지난 사흘간 우리가 받은 데이터는 노동시장이 악화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둔화를 막기 위한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추후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4일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성급하게 인하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며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Fed 인사들의 설전에 채권 금리와 시장의 '빅 컷' 전망도 등락을 거듭했다. 7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3.654%로 전일 대비 0.098%포인트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9월 '빅 컷'에 나설 가능성을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까지만 하더라도 41% 수준이었던 전망이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45%까지 뛰었다 급락한 것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