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테라퓨틱스 “신경영양성각막염 3상 탑라인 내년 1월 도출” [KIW2024]

미국 시장에서만 가치평가 1조~3조원
경쟁약물 대비 편의성, 투약 주기 주목
“RGN-259의 신경영양성각막염(Neurotrophic Keratopathy, NK) 임상 3상 탑라인에서 치료목적을 달성하면 큰 규모의 기술수출을 예상합니다.”

안기홍 HLB 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RGN-259은 신경영양성각막염의 경쟁 약물 대비 치료 기간도 짧고 복용 편의성으로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경영양성각막염은 삼차신경 분포 장애로 인해 각막에 상피손상, 치유장애, 각막궤양, 천공 발생 등이 생기는 희귀 퇴행성 각막 질환이다. 일반적인 원인은 단순포진(Herpes) 바이러스 감염, 대상포진, 당뇨, 신경수술 후유증, 안과 수술 후유증 등이다.

증상은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약하게 상처가 생겨 뿌옇게 구름이 낀듯한 각막 형태이다. 치료방법은 보존제 없는 인공눈물이다. 2단계는 지속적인 상피 손상이 보이지만, 각막 염증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눈꺼풀 봉합 등 수술치료가 요구되는 단계이다. 3단계는 중증의 각막 궤양, 천공이 나타난다. 각막이식술, 양막이식 등을 진행하는 단계이다.

RGN-259은 신경영양성각막염의 2~3단계를 치료하는 희귀의약품 신약 후보물질이다. 약효 성분은 Tβ4이다. Tβ4은 세포이동 촉진, 항염, 상처 치료, 세포자연사 억제 등 생체 내에서 상처회복 또는 조직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HLB테라퓨틱스는 RGN-259으로 신경영양성각막염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 70명, 미국 70명 환자를 모집한다. 1차지표는 완치율이다. 안 대표는 “유럽 임상은 환자모집이 10월 말이면 완료되고, 내년 1~2월 탑라인 도출이 가능하다”며 “미국은 25%의 환자 모집이 진행 중이며, 70명 중 35명을 유럽으로 임상 사이트를 확대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은 유일한 치료제는 이탈리아 돔페(Dompe)사가 판매 중인 옥서베이트(Oxervate)이다. 옥서베이트는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하루에 6번, 2시간마다, 8주 동안 투약한다. 투여 전 환자가 직접 투약해야 하는 양을 주사기에 넣은 다음 점안한다. 앰플을 개봉하면 12시간 후 바로 폐기해야 한다.

반면 RGN-259은 상온보관이 가능하다. 투여기간이 4주로 짧고 일회용 점안제(single-use vial) 형태로 투여 방법도 매우 간편하다. 안 대표는 “RGN-259은 희귀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빅파마의 관심이 상당하다”며 “다국적 제약사와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 중이며, 1분기 탑라인이 잘 나오면 기술수출이 급물살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옥서베이트의 가격은 8주기준 1억3000만원이다. 신경영양성각막염의 미국 환자수는 6만명, 옥서베이트 처방 인원은 매년 5000명이다. 안 대표는 “RGN-259를 옥서베이트 가격 대비 15% 낮게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글로벌에서 최소 1조원에서 3조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 밸류에이션이 향후 우리가 진행할 기술수출 계약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9일 17시1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