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로봇·자폭드론…무인화 수준이 군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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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전쟁에 대신 뛰어든 로봇방위산업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로봇의 격전장이다. 등에 총을 멘 ‘로봇개’부터 무인 전투차량·수상정·드론 등 알아서 판단하고 싸우는 ‘전투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사람보다 용감하고 효율적인 로봇이 전쟁을 수행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9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과 우주군 등은 LIG넥스원이 지난 7월 인수한 고스트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 ‘비전60’(사진)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실전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95㎝, 높이 68.5㎝, 무게 51㎏인 비전60은 개와 비슷한 생김새여서 로봇개로 불린다.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전후방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고성능 감지 카메라가 장착됐다. 등에는 총 같은 살상 무기를 부착할 수 있다. 미국 우주군은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순찰용으로 비전60을 활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전쟁에 실전 배치해 정보·감시·정찰 임무를 맡겼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개 ‘스팟’도 미국 공군과 뉴욕시 경찰(NYPD) 등이 감시와 정찰 목적으로 시험 가동 중이다. 중국은 최근 진행한 캄보디아와의 합동 군사 훈련에서 기관총을 장착한 로봇개를 처음 시연한 것으로 전해졌다.‘다목적 무인차량’도 군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인 차량은 전장을 수색·정찰하고 물자와 탄약을 실어나르는 데 쓰인다. 사람이 타지 않는 만큼 위험지역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 차량에 총을 부착해 근접 전투도 할 수 있다. 밀렘로보틱스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다목적 무인차량을 개발해 프랑스군과 에스토니아군에 납품했다. 한국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아리온스멧’)와 현대로템(‘HR-셰르파’)이 개발해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상전투에선 무인 수상정이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기뢰 탐색과 제거, 전투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의 전쟁에서 자폭 기능이 있는 무인 수상정을 투입하기도 했다. 무인 드론은 실전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참호에 매복한 적군을 드론으로 타격하거나 자폭 드론이 탱크를 박살 내는 식으로 쓰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앞으론 무인화 기술이 군사력을 측정하는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