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이기, 저축은행에 '불똥'

당국, 하루 단위로 동향 점검
업계 "실적악화 우려 더 커져"
금융당국이 9일부터 저축은행과 카드업권의 가계대출 동향을 하루 단위로 점검한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붙는 ‘풍선 효과’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선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동참하면서도 “가계대출 영업마저 위축되면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금융감독원은 그동안 주간 단위로 보고받던 저축은행 신용대출과 카드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추이를 이날부터 하루 단위로 집계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대출을 축소하면서 본업인 신용대출을 늘리려 했으나 이마저도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대출마저 조이면 저축은행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카드사들도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카드론에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카드사 대출 점검에 대해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넘어오는지 모니터링하는 차원”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까지 줄이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