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낙찰가율 치솟는데…지방 경매시장은 '딴세상'

8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5.5%
강원·세종·부산은 70%대 불과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 경매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부산, 강원, 세종 등 지방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최저치를 찍었다.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7월 대비 1.8% 상승한 95.5%로 집계됐다. 2022년 7월(96.6%) 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아파트 낙찰 건수는 43건으로, 서울 전체 낙찰 건수(140건)의 30%를 차지했다.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90.2%를 기록해 2022년 7월(92.6%) 이후 처음으로 90% 선을 넘겼다. 인천은 아파트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매각 건수 비율)이 7월(32.9%)보다 9.6%포인트 상승한 42.5%로 집계됐다. 2월 이후 6개월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인천에선 전세사기 여파로 경매 진행 건수가 가장 많은 미추홀구 내 아파트가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반등했다. 낙찰가율은 전달 대비 0.9%포인트 내린 80.8%를 보였다.

반면 지방에선 낙찰가율이 크게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강원 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7월보다 15.0%포인트 하락한 71.7%였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광주도 10.2%포인트 떨어진 84.2%를 기록했다. 부산은 4.7%포인트 하락한 73.7%로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세종도 6.0%포인트 내린 77.2%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제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9.5%포인트 하락한 69.5%로 2020년 7월(63.5%) 이후 가장 낮았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6.2%로 7월(87.3%)보다 1.1%포인트 내렸다.경매시장이 매매시장 실거래가와 동조화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온도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지역의 낙찰가율 상승세는 매매시장 실거래가와 매도호가가 상승한 영향”이라며 “일부 낙찰가율이 반등한 지역도 있지만 대부분 지방 도시의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