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빅파마 로슈 손잡고 AI 암진단 기술 개발

양사 질병분석 플랫폼 통합
"맞춤형 암치료 시대 열겠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스위스 대형 제약사 로슈와 손잡고 암을 정밀 진단하는 AI 제품을 제작한다. 로슈의 질병 원인 분석 플랫폼에 루닛의 AI 솔루션을 통합해 맞춤형 암 치료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다.

루닛은 로슈진단의 ‘네비파이 디지털 병리’ 플랫폼에 ‘루닛 스코프 PD-L1’을 통합하는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네비파이는 발병 원인부터 경과, 조직 및 기관의 변화 분석을 돕는 플랫폼이다. 병에 걸린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은 어떤 점이 다르고, 또 병에 걸린 조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분석하는 식이다.

네비파이는 해당 조직 슬라이드를 디지털 정보값으로도 변환해주고 병리학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로슈는 이런 네비파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병리분석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통합하게 된 루닛 스코프 PD-L1은 조직 내 ‘PD-L1’ 단백질 발현을 분석해주는 AI 솔루션이다. PD-L1 단백질은 주로 암세포 표면에 있기 때문에 해당 단백질이 발현된 경우 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루닛 관계자는 “네비파이에 루닛 스코프 PD-L1을 통합해 암 면역 치료에 중요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발현도를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분석할 예정”이라며 “환자 치료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스위스 대표 제약사인 로슈의 플랫폼에 AI 솔루션 제품을 적용하면서 루닛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효과도 얻게 됐다. 루닛은 AI 개발 및 고도화를 주로 담당하고 로슈는 솔루션 융합 및 글로벌 판매를 담당한다. 양사는 추가 협의를 통해 제품 출시 및 마케팅 전략을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한국, 일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