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모으다 집안 거덜날 판"…급부상한 초통령에 주가 '떡상' [종목+]

'파산핑' 답네…초통령 부상에 주가는 '떡상핑'

SAMG엔터 캐릭터 '티니핑' 영화 100만 기대감에 돌연 上
증권가 "4분기부터 실적 개선 본격화"
영화 '사랑의 하츄핑' 스틸컷. 사진=SAMG엔터
"추석 때 조카랑 대화하려면 '티니핑' 선물은 필수입니다." "종류별로 모으다가 집안 거덜날 것 같아요." (온라인 커뮤니티)

유아들의 대통령으로 자리잡은 캐릭터 '티니핑'의 인기가 영화 성적표로 입증되면서, 제작사 주가가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추가 시즌과 신규 지적재산권(IP)이 예정된 만큼 3분기보다는 4분기가, 4분기보다는 내년이 더 밝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40분 현재 SAMG엔터는 전날보다 1580원(10.12%) 오른 1만719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13% 넘게 올랐다.

앞서 전날에는 가격제한폭(29.98%)까지 상승한 1만561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관객 100만명 돌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작사인 SAMG엔터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된 것이다.

주가는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인기에 되살아나고 있다. 2022년 12월 상장한 이 회사는 이듬해 1월 5만원을 기록한 뒤 1년6개월 넘게 내리막길만 탔다. 그러다 영화 '사랑의 하츄핑'이 8월 7일 개봉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올 6월 말 저점(8800원·6월 28일)을 찍고 반등세를 탔다. 저점 이후 전날까지 두 달여 기간 동안 주가는 77.39% 상승했다.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캐치! 티니핑'을 바탕으로 만든 첫 영화다. 이 영화는 '캐치! 티니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하츄핑을 주인공으로 앞세웠다.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와 요정 하츄핑의 첫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제작사 SAMG엔터는 여아 선호도 1위인 '캐치! 티니핑'을 비롯해 남아를 타깃으로 한 '미니특공대', '메탈카드봇' 등에 대한 자체 지적재산권(IP)을 보유 중이다.

영화는 관객 수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랑의 하츄핑'은 개봉 35일째인 이날 오전 기준 관객 94만6813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사랑의 하츄핑'은 '마당을 나온 암탉'(2011년·누적 관객수 220만4870명),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2012·누적 관객수 105만1710명)에 이어 역대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흥행 톱 3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기존 톱 3였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2013·누적 관객수 93만1953명)을 제친 것이다. 100만명까지 5만여명 남겨둔 만큼 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 관람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영화 '사랑의 하츄핑' 스틸컷. 사진=SAMG엔터
'티니핑'의 이슈몰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영화 '사랑의 하츄핑' 개봉이 오는 15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중국 광저우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도 관련 기획상품(MD)을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2월 중국에서 완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광저우법인을 설립하고 완구 매출과 관련해 로열티만 받던 기존 구조에서 자회사를 통한 직접 매출 인식 방법으로 바꿨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 법인은 올해 연간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률 1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도 다음 달부터 '티니핑 TV 시리즈 2'가 주요 지상파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방영된다. 시즌제로 내놓는 점도 실적에는 긍정적이다. 티니핑은 시리즈마다 '○○핑'이란 이름의 새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시즌 1~4 동안 티니핑 캐릭터 107종이 공개됐다. 아이들에게 호응도가 높은 애니메이션이 시즌마다 해당 캐릭터 완구류를 팔면 매출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기준 회사의 매출 비중을 보면 완구류 매출이 81.2%, 라이선스 11.7% 등을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 부모가 늘어난 점도 배경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풍요로운 유년기와 치열한 청년기를 겪으며 '질 좋은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관이 자리잡았다. 이는 자녀를 향한 아낌없는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등장한 신조어들이 이런 흐름을 대변한다. 한 자녀에게 성인 10명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로 양가 조부모와 부모, 이모, 삼촌에서 부모의 친구까지 지갑을 연다는 뜻의 '텐 포켓'(Ten Pocket)과 Very Important Baby의 약자인 'VIB' 등이 그 예다.

한편 실적과 주가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반기 SAMG엔터가 신규 IP인 '위시캣'과 '메탈 카드봇 시즌2', '캐치티니핑 시즌5', '미니특공대 특촬물'(미확정) 등을 방영할 계획이어서다. 부모 지갑을 열게 해 '파산핑'으로 불릴 만큼 인기몰이 중인 '캐치! 티니핑'에 힘입어 해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주가는 갈수록 회복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유승준 유화증권 연구원은 "'사랑의 하츄핑'으로 스타트를 잘 끊은 가운데 남은 하반기 4개의 IP를 출시할 것인 만큼 모멘텀(상승동력)이 기대된다"며 "올 3분기까지는 재고 소진 영향으로 개선 속도가 더디겠지만 크리스마스가 있는 성수기 4분기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윤석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현 주가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은 역사적 밴드 하단에 있다"며 "3분기까지는 영업손실을 확대하겠지만 4분기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년부터는 새 IP 성장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턴어라운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