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받아야"-대신

목표가 3만원→2만6000원
대신증권은 10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분할합병을 계획을 통해 1조2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분할 및 합병 계획을 실시하면 기존 주주들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낮췄다. 전날 종가는 1만6800원이다.

이 증권사 허민호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은 취소됐지만,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 및 합병을 계속 진행하려면 관련 증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다시 제출해야 하며, 일정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당초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리한 뒤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합병 계획을 철회한 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을 분리하는 방안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산밥캣은 상장된 상태에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관된다.

기존 분할 및 합병 구조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은 0.75 대 0.25로 설정됐다. 순자산 가치가 아닌 장부가액 기준으로 결정됐다. 신설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두산밥캣 지분 46.1%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두산로보틱스에 합병된다. 이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선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만850원으로 상승한다 하더라도 손실(9일 주가 기준)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하려면 분할·합병 거래 자체만으로도 주주의 손해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이 순자산가치 기준인 0.89 대 0.11 수준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했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의 가치를 판단할 때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돼야 한다고 봤다.또 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성장하려면 투자자금이 필요해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산그룹 주가 불확실성, 두산로보틱스 주가 고평가 논란 등을 감안하면 두산밥캣 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은 5.4%(9일 주가 대비 22.1% 할증)를 웃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할·합병 관련 불확실성은 크지만, 두산에너빌리티 경쟁력은 견조하다고 판단했다. 허 연구원은 "내년과 2026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5·6호기와 폴란드 원전 2기 수주 등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하향은 회사 두산밥캣의 실적 전망치 하향과 시가총액 하락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