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단기 피난처는 '밸류업'…KT&G, 은행株 등 유망" [KIW 2024]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개선하는 ‘알짜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차소윤 BNK자산운용 주식운용1팀 수석매니저는 1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의 ‘현 시황 점검과 주도주 투자 전략’ 세션에서 “단순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여부를 따지지 말고, 주주환원과 이익 성장이 함께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매니저는 KB증권,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을 거친 14년 차 펀드매니저다. 지난해 운용 펀드 수익률은 47.6%에 달한다.

"PBR보다 ROE 증감치가 핵심"

ROE는 연간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으면 기업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써서 돈을 잘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계산식에 따르면 순이익을 확대하거나 주주환원을 늘릴 때 값이 커진다. 차 팀장은 “KT&G의 과거 주주환원율은 50% 내외에 불과했는데, 작년부터 9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시작했다”며 “순이익이 감소만 하지 않으면 PBR이 1배든 2배든 주가가 재평가될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짚었다. 고배당주에 속하는 KT&G는 지난 7월부터 이미 밸류업 수혜주로 재평가되며 주가가 25.62% 상승한 상태다.

밸류업 대표주들이 몰린 은행 관련주도 언급했다. 증시에서 이른바 ‘밸류업 대장주’로 불리며 올들어 주가가 54.48% 치솟은 KB금융을 포함해, 신한지주(43.07%) 우리금융지주(21.65%) 등이 속한 업권이다. 차 매니저는 “은행주들은 과거 20%대에 머물렀던 주주환원율에 이익 성장이 없어 ROE 하락까지 겪었다”며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이 목표치인 50%까지 오르게 되면, 이들 ROE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상태로 고배당주로서의 투자 매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주도주, 업황·이익 개선 동시 진행

그는 그러나 투자 피난처는 단어 뜻 그대로 활용되어야 하고, 증시를 주도할 진짜 주도주를 찾으려는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기준은 ‘탑다운(top-down)’과 ‘바텀업(bottom-up)’의 순간이 교차되는 종목의 예측이라고 했다. 회사가 충분한 이익 성장 체력을 지니고 있을 때, 속한 업황마저 우호적인 경우가 해당한다. 차 매니저는 “2010년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코로나19 시절 네이버와 카카오, 올해 전력기기주들도 모두 여기에 속한다”며 “미국의 고립주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선박 발주량 상승 수혜를 누리고 있는 조선주도 미래엔 한 가지 예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기준에 따라 인공지능(AI) 관련주 역시 ‘빅 사이클’이 찾아올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차 매니저는 “‘킬러 서비스’가 없는 AI는 고통스러운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거시 경제 환경이 나빠지지 않는다는 가정 하,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줄어들 움직임이 없어 주가 하락이 과하면 비중을 늘려봐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다시 주도주에 올라탈 수 있는 환경을 계속 예측해야 한다고 했다. 차 매니저는 “AI가 대중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는 시기, 그래서 모바일과 PC를 그런 AI가 탑재된 기종으로 모두 바꿔야 할 때가 온다면 진정한 빅 사이클이 찾아왔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