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 고갈 두려움 느끼면…커버드콜이 대안" [KIW 2024]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KIW 둘째날 '연금 인출 전략' 강연
'코리아인베스트먼트위크(KIW) 2024' 둘째날인 10일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이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인출의 시대와 커버드콜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연금 투자를 할 때 인출 전략을 잘 세우는 건 적립만큼 중요합니다. 그게 안 되면 '포모(성장주 상승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나 'TLL(연금 고갈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에 시달리다가 자칫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사진)은 10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4' 둘째 날 강연 '인출의 시대와 커버드콜 혁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워런 버핏 등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투자하는 방법만 알려줬지, 인출을 어떻게 하는지는 말한 적이 없다"며 "인출 문제의 중요성이 과소 평가돼 있다"고 했다. 그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가 곧 은퇴 시점을 맞고, 이들에게는 현금 흐름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인출 문제의 중요성이 곧 사회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커버드콜 ETF는 주식, 채권 등을 담되 이들 자산의 가격 상승에 대한 콜옵션(가격이 일정 지점에 도달했을 때 해당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파생상품을 말한다.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대신 콜옵션 판매로 프리미엄(수수료)을 얻어 이를 이 상품 보유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다.
'코리아인베스트먼트위크(KIW) 2024' 둘째날인 10일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이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인출의 시대와 커버드콜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이 본부장은 "배당주로 연금 자산을 잘 적립한 뒤 은퇴한 사람이 성장주 장세를 경험하면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십상"이라며 "성장주가 오르는 것만큼 배당주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의문은 포모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금 흐름을 얻기 위해 적립한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포트폴리오를 가진 사람은 TLL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고 했다.

TLL 증후군은 미국 작가 O.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의 머리글자를 따서 이 본부장이 직접 만든 말이다. 은퇴자가 자신의 연금 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고갈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뜻한다.이 본부장은 "최근 나온 커버드콜 ETF들은 콜옵션을 기초자산 전체에 대해 매도하지 않고 일부분에 대해서만 매도하도록 설계됐다"며 "이런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성장주를 편입하고,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을 매도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가격 상승분을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유형의 상품은 포모를 피하면서도 꾸준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도하는 게 아닌, 옵션을 매도해서 현금 흐름을 얻는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이렇게 하면 최초에 매수했던 자산을 팔아서 배당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TLL 증후군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