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의 넉넉함 속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누그러지고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성큼 다가온 가을, 알록달록 단풍만큼 다채로운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가을 내음 담뿍 담은 축제와 함께 계절의 한복판으로 떠나보자.

두 번째 여행은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도시 김제로 향해본다. 비옥한 땅 위에 일찍부터 농경문화를 꽃 피운 김제의 지평선이 기다리고 있다.
축제 기간 벽골제의 상징물인 쌍룡 앞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펼쳐진다. 사진=김제시

제26회 김제지평선축제

수확의 계절, 조상 대대로 이름난 황금 들녘에서 펼쳐지는 김제지평선축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명예 문화관광축제다. ‘지평선의 꿈! 세계를 날다’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올해 축제는 풍부한 이색 체험이 더해져 남녀노소 밤낮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김제지평선축제 연날리기 체험. 사진=김제시
김제 농특산물을 활용한 대형 먹거리 장터와 대지 아트 위를 가로지르는 집라인, 들멍과 논멍을 즐기며 피로를 푸는 지평선 쌀뜨물 족욕 체험, 지평선 낙화놀이 등 지루할 틈 없는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축제에서 메뚜기 잡기 체험을 하는 참여객의 모습. 사진=김제시
지역색을 담은 특별한 먹거리를 선보이기 위해 ‘맛보자고 컴페티션’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된 우수 맛집의 음식 부스도 만날 수 있다. 한반도 유일의 지평선을 눈에 담으며 천혜의 들판에서 전통 농경문화를 색다르게 체험해보자.
사진=김제시
INFO
10.2(수)~10.6(일)
전북 김제시 일원(벽골제 중심)

김제에서 어디 갈까?

만경강 하구에 위치해 탁 트인 비경을 감상하기 좋은 망해사. 사진=김제시
망해사

사찰이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서 있어 이름 그대로 ‘망해사(望海寺)’이다. 서해로 향하는 만경강 하구에 위치해 소박하면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해거름 무렵 풍경이 일품이다. 아담한 사찰이지만 탁 트인 전망은 어느 곳에 견주어도 손색없다.

망해사 일원은 만경강 하구 간척의 역사와 담수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첫 번째 국가 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됐다.
김제 평야가 드넓게 펼쳐지는 김제메타세콰이어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사랑받는 명소다. 사진=지다영
김제메타세콰이어길

나무와 나무 사이로 하늘과 맞닿아 있는 김제 평야를 볼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1970년대 조성되어 지금은 메타세쿼이아가 20m가 넘는 거목으로 자라나 한층 더 싱그럽고 시원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길 양쪽으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지평선 너머로 붉게 물들어 가는 일몰은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 속 장소를 재현한 아리랑문학마을. 사진=지다영
아리랑문학마을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 속의 장소들을 재현했다.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겪은 수난과 투쟁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크게 홍보관, 하얼빈역, 내촌·외리 마을, 일제 근대 수탈 기관으로 구성됐다. 천천히 둘러보면 처절한 수난의 역사가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귀신사. 사진=김제시
귀신사

모악산 기슭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이다. 원래 금산사를 거느릴 정도로 규모가 컸으나, 지금은 작고 소담한 사찰로 남았다.

주요 국가 유산으로 대적광전과 삼 층 석탑과 부도, 석수 등이 있다. 삼 층 석탑 앞에 놓인 석사자상은 사자가 쉬는 모습을 친근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정갈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천년 고찰로 선선한 가을, 해 질 녘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글 김경화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