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연내 먹는 비만약 임상 시작…GLP-1 전문기업 도약"[KIW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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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율 크게 높인 먹는 비만약 연내 임상 시작"지난달 미국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한 DD01의 임상 2상을 시작했습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임상 직전까지 연구개발 기간 24→15개월 단축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20년 넘는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GLP-1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였던 이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디앤디파마텍의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 DD01은 GLP-1와 글루카곤 이중작용제다. 지난해 진행된 미국 임상 1상에서 4주 만에 지방간을 최대 52.2%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올해 임상 2상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기술이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라는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0년간 GLP-1을 연구했던 경험을 녹여 개발했다. 현존 유일한 먹는 GLP-1 계열 약물인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의 경우 흡수율이 0.5% 수준인 반면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플랫폼을 이용하면 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리벨서스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진 셈이다.
오랄링크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비타민에서 얻었다. 체내 소화기관에서 펩타이드는 전혀 흡수되지 않지만 비타민은 흡수율이 100%다. 소장에 비타민 수용체가 과분포돼 있어 흡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런 차이에 주목했다. 그는 "펩타이드에 비타민 수용체를 붙여 흡수를 촉진해 흡수율을 높였다"고 했다.먹는 비만약으로 개발 중인 DD02S는 지난해 미국 멧세라에 기술수출에 성공해 연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조만간 시작될 임상에서 사람에서도 흡수율 5%를 달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멧세라는 구글벤처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이 4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2022년 전략적으로 세운 바이오기업이다. GLP-1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 하에 미국 바이오기업 '더 메디신스 컴퍼니'의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더 메디신스 컴퍼니를 2019년 스위스 노바티스에 약 11조4000억원에 판매하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두 번의 계약을 통해 DD02S를 포함해 총 6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8억 달러 수준이다. 경구용 및 주사제 제품이 모두 포함됐다. 이 대표는 "빠른 임상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비만약 파이프라인은 멧세라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비만약 이외로도 적응증 확장을 노리고 있다. 경구용 펩타이드로 시장성과 약효를 검증받은 약물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TNF-a IL-23, GLP-2 등을 표적으로 삼는 자가면역질환, 심혈관 질환 대상 물질 등을 발굴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의 지속 연구개발로 새로운 타깃을 발굴해 임상시험계획(IND) 준비 전 단계까지 개발하는데 기존 24개월에서 15개월까지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1일 14시38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