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원 부산시금고 잡아라"…은행권, 사회공헌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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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민銀 등 지원 공세 속16조원 규모 예산을 관리하는 부산시금고 유치를 놓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사회공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1금고(주금고) 운영기관 선정이 24년 만에 처음 경쟁 입찰로 이뤄지면서 부산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3개 은행이 신청한 가운데, 시민단체는 시중은행의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는 성명을 잇달아 내놓기도 했다.
시민단체 "지역은행이 맡아야"
부산시는 11일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KB금융그룹, 한국경제인협회와 ‘부산 소상공인 육아응원패키지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이상윤 한경협 지속가능성장본부장이 참석했다.이번 사업은 KB금융그룹이 사업비 30억원을 지원해 출산·육아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이다. 소상공인 및 종사자의 출산 및 육아 대체 인건비와 무주택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육아 지원금을 위한 예산을 마련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아이돌봄서비스도 이뤄진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지난달 시작된 부산시금고 입찰과 맞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주금고 유치전에 나선 부산은행도 최근 3500억원 규모 지역 기업 특별 지원금을 조성했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원 기업과 회원사 임직원을 위한 것으로, 업체별 30억원 한도 내에서 최대 1.6%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주금고 평가 항목 중 사회공헌 실적은 은행이 가장 신속하고 쉽게 채울 수 있는 데다 지역 경제 효과도 크다”며 “올해는 시중은행의 지역 사회공헌 활동이 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시중은행의 시금고 장악을 경계했다. 이날 부산녹색소비자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중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은 결코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없는 일회성 활동일 뿐”이라며 “시민의 자금을 유통하는 부산은행이 주금고를 맡아야 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