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美FDA 허가 비결은 시장 분석"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기조발표

유한양행 "투약 시간 줄여주는
주사제형, 승인절차 밟고 있다"
루닛 "AI 기반 암 치료시대"
김열홍 유한양행 사장
“주요 질환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벤처에서 임상하는 사례가 많다. 좋은 약물 개발뿐 아니라 시장성 분석도 필수적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 참석한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폐암 신약 ‘렉라자’의 성공 비결로 시장 전략을 강조했다. 렉라자는 지난 8월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렉라자가 허가받은 치료 질환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선점한 시장이었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은 2021년 유한양행으로부터 렉라자를 기술 도입한 뒤 자사 항체 신약 리브리반트와 함께 투여하는 병용 요법으로 폐암 1차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김 사장은 병용 요법이 승부수였다고 설명했다. 여러 약물을 동시 투여해 약효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
출시 이후 시장 확대 전략도 마련했다. J&J는 기존 5시간 이상 걸리던 투약 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여주는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해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내년 2월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편의성이 높아지고 약효도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은 “SC 제형이 허가되면 시장 침투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제약산업에서 개발 속도는 매출과 직결된다. 시장성 분석이 중요한 이유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없던 방식의 혁신 신약은 시장 점유율 70~80%가 가능하지만 1년씩 개발이 늦어질수록 시장 점유율은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했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와 협업 계약을 맺은 루닛의 서범석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암 치료 시대를 예견했다. 루닛은 AI를 활용한 암 진단 솔루션 ‘루닛인사이트’와 항암제 효과 예측 솔루션 ‘루닛스코프’ 등을 보유했다.

서 대표는 이날 발표자로 나서 AI 플랫폼에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4월 유방암 AI 검진 기업 볼파라를 2525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볼파라가 보유한 1억 장 넘는 유방 촬영 이미지를 활용해 AI 플랫폼 성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