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토론 후…글로벌 시장, '해리스 승리'에 더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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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국채 랠리, 비트코인과 주식 선물 하락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11일(미국 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은 美대선후보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에 좀 더 기울었다.
트럼프 미디어 회사 주가 개장전 17% 폭락
대선 토론이 밤늦게 끝나고 나서 미국의 여론과 베팅 시장은 해리스의 승리로 일제히 기울었다.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도 토론 직후 11월 5일 선거에서 해리스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보 해리스의 부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채와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는 지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동부표준시로 오전 7시경 달러 지수는 0.3% 하락했으며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2023년 6월 이후 최저인 3.609%로 저점을 기록했다. 유로존의 벤치마크인 독일의 10년 만기 수익률은 2.5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한 2.12%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동부표준시로 오전 7시경 미국 증시의 S&P500 선물은 0.36% 하락했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주식의 MSCI 최대 지수도 0.3% 하락했다. 트럼프 지지율에 따라 출렁대는 트럼프의 미디어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 는 트럼프와 해리스 토론 이후 이 날 일찍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17% 급락했다.
비트코인도 1.7% 하락한 56,574.28달러에 거래됐다.
페퍼스톤의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트럼프 대 해리스 대선 토론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은 이 토론의 승자가 카말라 해리스라고 예상한 게 확실해졌다"고 말했다.ING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책임자인 롭 카넬도 "트럼프가 잘했다면 달러가 조금이라도 강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엔화는 1% 이상 상승한 달러당 140.71로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날 일본은행의 이사회 위원인 나카가와 준코가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중앙은행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엔화가 급등하고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0.9%, 홍콩 항셍지수는 1.4% 하락했다. 로이터가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에 따르면, 이 날 오전에 발표되는 8월 CPI는 전 달과 동일한 0.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율로는 2.6%로 전 달 2.9%보다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간 안정세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제는 고용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으나 여전히 CPI는 금리정책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의 노동시장 보고서가 둔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경기 침체로까지는 해석되지 않는 정도의 둔화를 보였기 때문에 여전히 물가에 대한 해독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ING의 카넬은 “최근의 급여 보고서에서 연준이 더 큰 행동을 취해야 할 정도로 경기 침체에 대한 증거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는 미연준이 18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65%, 50bp 인하할 확률은 35%로 예상하고 있다. 전 날 폭락했던 원유 가격은 소폭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브렌트 원유 선물은 배럴당 69.49달러로 0.43%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0.46% 상승하여 66.03달러에 거래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