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제2의 피프티 피프티 되나…'25일' 못박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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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까지 어도어 원복시켜라" 주장"저희 민희진 대표님을 그만 괴롭히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대표님 너무 불쌍하고 하이브가 그냥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여요.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어요?"
하이브 주총 전날 폭탄선언
걸그룹 뉴진스가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민희진 복귀'를 전격 요구하면서 복귀 기한은 25일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11일 뉴진스 다섯 멤버는 갑작스러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전 대표가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이브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이들이 25일 기한을 둔 것을 두고 가요계에서는 전속계약 해지 절차까지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브가 현실적으로 민희진 복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멤버들이 25일 이후에 전속계약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 경우 '어도어 사태'는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으로 비화하게 된다.
멤버들은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해린은 하이브 또는 현 어도어 경영진을 향해 '그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을 따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가요계에서는 하이브가 지난 5개월간 민 전 대표와 치열하게 다퉈왔고, 민 전 대표의 해임은 어도어 이사회의 결정인 만큼 멤버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연예계에서는 연예인이 소속사에 불만 혹은 요구사항을 전하고, 일정 기간 내에 시정이 되지 않으면 전속계약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는 게 일반적인 전속계약 분쟁 절차였다.
이런 점에 비춰 뉴진스 멤버들이 25일 이후, 즉 2주 뒤에 이런 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평소 민 전 대표를 '엄마'로 따르며 강한 유대감을 보여온 멤버들이 '민희진 대표가 아닌 어도어'와의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들은 지난 5월 법원에 민 전 대표의 유임을 바라는 탄원서를 내는가 하면, 최근 한 대중음악 시상식에서는 "민희진 대표님 사랑하고 감사하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이 현실화하면 내년으로 계획된 월드투어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가요계에서는 앞서 이달의소녀 일부 멤버들은 전속계약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지만,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 3명은 기각되는 등 사례에 따라 엇갈린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뉴진스 멤버들이 계약서상의 위약금을 내고 자유의 몸이 되는 방법도 있지만, 그 액수는 무려 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2022년 7월 데뷔한 뉴진스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는 계약 해지 시기를 기준으로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해 위약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소속 가수가 뉴진스뿐인 어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1천103억원이다.
분쟁 절차에 돌입한다면 뉴진스의 미래는 법원이 가처분 등 분쟁에서 어느 편의 손을 들어주는지 여부에 달리게 된다.
일각에서는 한 멤버가 자신들의 노래에 대해 '저작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민 전 대표가 물러나더라도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는 그대로 맡는다는 게 어도어 측의 주장이지만, 민 전 대표는 "일방적인 해임 통보"라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뉴진스 '디토', 'ETA'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대표 등과 어도어의 갈등이 격화됐다.민지는 이와 관련 "신우석 감독님과의 일에 어도어는 그렇게 대처해서는 안 됐다"며 "저작권, 초상권의 당사자인 저희가 원하지 않는데, 누굴 위해 일하고 있다는 건지...왜 저희를 위하지도 않으면서 위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법무법인 종사자는 익명 블라인드 커뮤니티에 "어디 조언이라도 좀 듣고 하지. 똥볼(축구 경기에서 골문을 크게 벗어난 슛을 이르는 말) 거하게 차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