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연기금·운용사, 의결권 적극 행사해야"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
"좀비기업 신속 퇴출…상폐 절차 간소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기금과 운용사를 향해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연기금과 운용사는 자본시장 내 핵심 투자주체로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의 끊임없는 혁신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158조원, 운용사는 67조원(국내 주식형 펀드)이다.

금감원도 펀드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가 저해받지 않도록 지원하면서, 연기금 위탁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 준수 여부 등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좀비기업'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절차 단축 등 제도개선 마련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현재의 상장유지 기준으로는 좀비기업의 신속한 퇴출에 어려움이 있어 자본시장 내 가치 상승이 제한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에 금감원은 상장폐지 절차 단축과 상장유지 요건 강화 등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소관 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자본시장이 누구나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참여에 더해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한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기업의 우려는 불식하되, 주주를 보다 두텁고 실효성 있게 보호하기 위한 예측가능한 규범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금감원을 비롯해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과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했다. 핵심 투자주체인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섰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자본시장에서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며 "밸류업 지수는 국민연금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