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무도실무관' vs 디즈니 '강매강' vs 티빙 '우씨왕후'…방구석 쟁탈전

볼만한 OTT
티빙 '우씨왕후'. / 사진제공. 티빙
사회 통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마련이다. 차례상 차리고 성묘 챙기며 전통을 지켜온 베이비붐 세대에서 명절 해외여행이 인기를 끌듯, 영화·드라마 같은 즐길 거리도 그렇다. ‘명절엔 온 가족이 극장 간다’는 옛말이 됐고, 요즘엔 아무 때나 꺼내 볼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콘텐츠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오징어 게임’과 ‘수리남’은 추석 연휴에 공개돼 글로벌 흥행 동력을 얻었다.

이번 추석에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이 ‘명절 방구석 1열’을 꿰차기 위한 ‘OTT 삼국지’ 한판을 벌인다. 넷플릭스는 영화 ‘무도실무관’으로 묵직한 한 방을 노리고, 디즈니플러스는 부담 없는 코미디 ‘강매강’을 내세웠다. 티빙은 일찌감치 ‘우씨왕후’를 공개해 선제타를 날렸다. ‘추석 콘텐츠 왕좌’는 누가 가져갈까.
도파민 터지는 ‘우씨왕후’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29일 8부작 중 파트1에 해당하는 1~4부를 선보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다. 본격적인 연휴 전 입소문부터 내고, 연휴 기간 무엇을 볼지 고민하는 시청자를 끌어들이겠단 노림수다. 12일 나머지 파트2(5~8부)도 나왔다.

일단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흔치 않은 스토리에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던 강도 높은 파격 노출 등 도파민 넘치는 연출 덕에 현재로선 선점 효과가 먹히는 분위기다. 전종서(우희 역), 지창욱(고남무 역), 김무열(을파소 역) 등 출연진도 화려하고, 300억원을 들인 대작답게 스케일도 크다. 다만 흥행 요소인 과한 노출 같은 ‘자극적인 맛’이 가족이 모이는 연휴에 즐기기엔 역린이 될 수 있다.
강력하진 않아도 매력적인 ‘강매강’
디즈니플러스 '강매강'. / 사진제공. 디즈니플러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은 ‘우씨왕후’와 여러모로 대척점에 서 있다. 지난 11일 1~4부가 공개된 ‘강매강’은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의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수사극. 잡으라는 범인은 못 잡고 반장만 줄줄이 좌천시키는 전국 꼴찌 강력반과 이곳에 자원한 신임 반장이 각종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부담 없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순한 맛’ 콘텐츠다. 영화 ‘극한직업’에서 검증된 유쾌한 경찰 코미디 포맷과 박지환(무중력 역)과 김동욱(동방유빈 역) 등 출연진은 안정감을 준다.
믿고 보는 ‘무도실무관’
넷플릭스 '무도실무관'. / 사진제공.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이번 추석 영화 한 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13일 공개되는 ‘무도실무관’이다. 전자발찌 대상자를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많은 영화·시리즈에서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직업을 소재로 한 액션물이다. 경찰관, 소방관처럼 정의롭고 타인을 위해 헌신적이지만, 들어본 적 없는 일상의 영웅을 다룬다는 점이 신선하다.

믿고 보는 배우 김우빈과 김성균이 출연한다. 김우빈은 제대로 된 합계 9단 무도인을 연기하기 위해 태권도, 유도, 검도를 한꺼번에 배웠다고 밝혔다. 소재가 빼어나면 연기가 삐걱대는 경우가 많지만, 김우빈의 상대로 김성균이 호흡을 맞춰 걱정거리가 없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