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주연 '정년이'에 칼 빼든 MBC, 제작사 가압류 신청

/사진=tvN 주말드라마 '정년이'
김태리 주연 tvN 새 주말드라마 '정년이'가 첫 공개를 앞두고 방영과 관련한 갈등이 터져나왔다.

12일 MBC 측은 "'정년이'와 관련해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에서 지난 10일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하였다"고 밝혔다. 다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이 아닌 만큼 '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 예정대로 첫 방송되리란 관측이다. '정년이'는 인기 웹툰 원작에 흥행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은 배우 김태리가 타이틀롤로 캐스팅됐고, '드라마 왕국 MBC'를 되살린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PD가 의기투합하며 기획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돌연 MBC에서 CJ ENM 채널 tvN으로 편성이 바뀌었다.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과 김태리의 소속사이기도 한 매니지먼트mmm, 또 다른 주연 신예은의 소속사이자 정지인 PD와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했던 앤피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MBC가 가압류 신청을 제기한 제작사도 이 세곳이다.

'정년이'의 방영 채널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프리 프로덕션'이라는 이름으로 대본 작업과 촬영을 준비하던 정지인 PD를 포함한 제작진도 대거 MBC를 퇴사하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표면적으로는 MBC의 제작비 지원이 문제가 됐지만, 내부적으로 방영 플랫폼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편성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MBC는 회당 제작비 20억원 이상의 지원을 제안했고, CJ ENM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회당 28억원의 제작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본리딩까지 MBC에서 진행됐던 '정년이'는 MBC에서 자료조사, 장소 섭외, 미술, 소리, 콘티, 컴퓨터그래픽(CG) 등 사전 제작 준비를 마쳤다. 이 때문에 편성이 불발된 관련 스태프의 퇴사로 인적 자원에도 타격을 입었다. MBC의 소송에 방송가 안팎에서 "나만 잘되면 된다며 상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응원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년이' 방영이 예정대로 이뤄지더라도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고 본안소송으로 가게 되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2~3년이 걸릴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