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의료대란 벌어질까…"경증 환자는 동네 병원으로"

11~25일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 운영

심각한 병 같으면 119에 문의
주요 대형 병원 응급실은 KTAS 1~2등급 중증 환자 최우선 진료
단순 발열, 두드러기, 상처 등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 먼저 찾아야

큰 병 같으면 119 신고하면 중증도 맞는 병원으로 이송
문 연 병원 확인은 '129'...지병 있는 환자는 14일에 미리 약 타야
대한응급의학회 제공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응급실에 평소보다 더 많은 환자가 몰리는 추석 연휴가 의료 대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추석 연휴에도 대부분 주요 병원 응급실, 중환자실은 가동되지만 경증 환자를 담당하는 동네 병원들 상당수가 문을 닫기 때문이다.

정부는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약 2주간을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운영하고, 환자들이 중증도에 따라 적합한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복지부에 따르면 응급 환자는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기준(KTAS)'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KTAS에서 1~2등급은 중증응급환자, 3등급은 중증응급의심환자, 4~5등급은 경증응급환자 및 비응급환자로 구분된다.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가장 중증인 KTAS 1등급은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며 생명이나 사지를 위협하는, 또는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뜻한다. 심장마비나 무호흡, 음주와 관련되지 않은 무의식 상태의 환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2등급은 '생명 혹은 사지, 신체 기능에 잠재적인 위협이 있으며 이에 대한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뜻한다. 심근경색과 뇌출혈, 뇌경색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1~2등급 환자가 응급실에서 최우선 순위로 진료 받아야 할 환자들이다.중증응급의심환자인 3등급은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행할 수도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호흡 곤란이나 상당한 수준의 복통, 두통, 출혈을 동반한 설사 등이 나타나면 응급 처치가 필요한 심각한 문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KTAS 4~5등급부터가 응급실을 이용하기 전에 한 번 대안을 고민해 봐야 하는 환자들이다. 4등급은 '환자의 나이, 통증이나 악화·합병증에 대한 가능성을 고려할 때 1~2시간 안에 처치나 재평가를 시행하면 되는 상태'다. 심하지 않은 배뇨통, 발열을 동반한 복통, 두드러기 등이 포함된다.

비응급환자에 해당하는 KTAS 5등급은 '아픔은 있지만 긴급하진 않은 상황'으로 탈수 증상 없는 설사, 심하지 않은 물린 상처, 발목 염좌 등 근육 통증, 상처 소독 등이 이에 해당한다.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중엔 전국 44개 권역응급의료센터 뿐 아니라 136개 지역응급의료센터 중 진료 역량을 갖춘 15개곳 가량에서 KTAS 1~2등급인 중증응급환자를 우선 수용할 계획이다.

KTAS 3~5등급 환자는 대형 병원 응급실보다는 지역의료센터 등 중소병원 응급실이나 연휴 중에도 문을 여는 1차 동네 병원을 찾는 것이 권고된다. 정부는 대형 병원 응급실이 연휴 기간 중 KTAS 3등급 이하의 환자를 진료하지 않더라도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할 방침이다.

환자가 스스로 중증인지 경증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일단 위중한 병으로 생각한다면 119에 전화를 걸어 안내를 받으면 된다. 119에선 상담을 통해 중증도를 판단한 뒤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하게 된다.그 외에도 129 보건복지콜센터나 120 시도콜센터, 인터넷 내 응급의료포털 등을 통해 추석 연휴 동안 문 여는 병의원, 약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4일 토요일엔 병·의원 2만7766곳이 문을 연다. 5연휴지만 토요일엔 사실상 정상 진료가 이뤄지는 만큼 지병이 있는 환자는 미리 약을 타거나 진료를 받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추석 당일엔 1785곳, 나머지 날엔 3000여곳 가량의 병원이 문을 열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아플 경우 지금까지 언급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