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이 정도였어?…요즘 외국인들 '압도적 1위' 터졌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910만명
"4명 중 1명 열차 이용"
인기 여행지 부산 압도적 1위
렌터카 예약률 전년비 21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푸드 갈비탕 먹으러 KTX 타고 부산 내려갑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인 2019년의 약 90%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차·렌터카로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 변화로 렌터카와 기차가 매력적인 이동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2일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910만명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67%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고속열차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50.2% 늘어난 23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방한 외국인 중 약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4명 중 1명 꼴로 열차를 이용한 셈이다.
서울역 대합실에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이용객 수 증가는 중국,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의 열차 이용이 전년 동기 대비 204% 급증한 영향이 크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외국인 관광객의 철도 승차권 예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국가 플랫폼에서도 예매할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중화권 관광객을 위해 중국 플랫폼 '위챗'과 '알리페이' 앱에서도 예매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일본인 전용 플랫폼 '코네스트'에서도 예매할 수 있다. 코레일은 한국여행업협회(KATA)를 통해 동남아, 유럽, 미국 등 주요 권역의 인바운드 여행사와 협력해 국내 철도여행 패키지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여행지는 부산이다. 전체 지역 중 61.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대구(6.3%), 경주(5.7%), 전주(3.3%), 강릉(2.2%), 광주송정(1.1%) 등 순으로 집계됐다. 부산을 제외하고도 주요 관광지에만 방문객이 한정돼 있다. 다만 최근 단체관광 대신 개별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내국인 관광객처럼 여행 도시로 열차를 타고 이동 한 뒤 렌터카를 빌리는 수요도 높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전까지 렌터카는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지 않는 교통수단이었다. 주요 여행지는 기차를 이용한 접근성이 좋은데다 교통사고를 우려한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국내여행) 여행사들이 렌터카 여행 상품 개발에 나서지 않으면서다. 그러나 개별 관광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K콘텐츠 확산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인들의 일상에 주목하고 따라하는 추세다. 기존 관광과는 다른 차별화된 일상 체험을 찾는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주요 여행지 외에 다른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려는 수요 역시 늘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렌터카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0% 늘었다. 특히 대만 450%, 홍콩 360%, 미국 220%, 호주 200%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방한 여행객들이 자유로운 일정과 개인 맞춤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더 유연하고 독립적인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에게 렌터카가 매우 매력적인 이동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클룩 관계자는 "대구, 광주, 경기도, 대전 등에서 렌터카 이용은 전통적인 관광지에 비해 낮지만 성장률은 최소 900%에서 최대 1900%에 이른다"며 "렌터카 이용이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기차와 렌터카를 이용한 여행이 늘면서 서울에만 국한됐던 국내 관광이 지방으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서울이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 방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서울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방문을 늘릴 수 있게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첫 방문 경험을 높여 'n차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여행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