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성수동 씹어먹었네"…70년대 건물도 '힙' 해졌다 [현장+]

무신사, 성수동 중심 오프라인 사업 확장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가보니
50년 세월 간직한 공간, 힙한 편집숍으로
"온오프라인 일체화·이색 쇼핑 경험 제공"
희소성 높은 '품절대란' 스니커즈 한정 발매
영상=김세린 기자
12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붉은 벽돌과 박공지붕으로 된 창고형 건물에 들어서자 외관과 사뭇 다른 이색적인 분위기가 펼쳐졌다. 곳곳에 박힌 철제 기둥을 지나자 대형 미디어월에 담긴 영상과 커다란 인형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어 계단식으로 펼쳐진 매대에 걸린 ‘힙’한 옷들이 여러 개 보였다. 안쪽 공간에 들어가니 수백 가지에 달하는 브랜드 운동화가 가지런히 전시돼있었다.

이곳은 오는 13일 문을 여는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다. 지난해 선보인 ‘무신사 스토어 대구’, ‘무신사 스토어 홍대’에 이은 무신사의 세 번째 편집숍이다. 이 건물은 50여 년 된 대림창고 건축물의 기존 마감을 그대로 살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에는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13일 오픈 예정인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외관. 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 성수동에 'K패션 쇼핑 성지' 만든다

사진=김세린 기자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젊은 여성과 외국인들이 몰리는 서울 핵심 상권이라는 판단에서다. 성수동은 유명 패션 및 뷰티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대거 몰리며 ‘힙’한 트렌드의 집합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무신사는 현재 성수동에 무신사 스탠다드와 무신사 스퀘어 등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엔 무신사 스토어를 열고 ‘K패션 쇼핑 성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영상=김세린 기자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는 무신사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여성 브랜드와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를 큐레이팅한 편집숍이다. 규모는 약 704.13㎡(213평)로 넓게 조성됐다. 이 공간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브랜드는 100여개에 달한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아디다스, 트리밍버드 3개 브랜드의 최신 컬렉션 및 인기 상품이 소개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여성 고객으로부터 주목받는 고감도 라이징 브랜드를 큐레이션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세린 기자
사진=김세린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265㎡(약 80평) 규모의 공간은 화제성 높은 입점 브랜드의 팝업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선 정기적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발매 이슈가 소개된다. 이날은 오픈을 맞아 10~20대 여성들 사이 힙하다고 입소문이 난 브랜드 그레일즈와 떠그클럽의 팝업이 열렸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2024년 팝업이 ‘풀 부킹’ 되었을 정도로 브랜드들의 관심도가 높은 전시 공간”이라고 귀띔했다.
영상=김세린 기자
사진=김세린 기자
스니커즈 존에는 50여개 신발 브랜드의 700여 종의 신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디다스와 푸마, 아식스 등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와 무신사의 협업 에디션 등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희소성 높은 신발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게 특징. 무신사는 개점일인 13일 단 하루 동안 '아디다스 태권도' 블랙 및 화이트 색상을 한정 수량 판매한다. 이 제품은 태권도에서 영감을 얻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며 품귀 현상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4일과 15일에는 각각 ‘푸마 스피드캣 OG’ 블랙·모브 미스트, 핑크·화이트 2종과 ‘아식스 젤 카야노 14 MSS - 블랙:글래시어 그레이’를 오프라인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이들 신발은 올해 무신사 협업 에디션으로 발매됐는데, 주요 사이즈 품절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품절된 사이즈를 포함해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에서 당일 한정으로 재발매했다.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에서 상품 페이지 확인을 위해 QR코드 스캔하는 모습. 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는 이 공간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인기 브랜드들의 단독 상품도 선보인다. 특히 상품 태그(tag)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실시간 연동을 통해 할인 혜택가, 상품 후기를 조회할 수 있다. 회사가 가진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외국인 고객들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기기도 곳곳에 설치했다.

무신사는 이 공간을 국내외 젊은 여성 고객에게 가장 트렌디한 패션을 선보이는 편집숍으로 만들 계획.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성동구를 방문한 외국인의 관광 총소비 지출액은 약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또 올해 1~7월 성수동을 방문한 내국인 방문객의 성·연령별 신용카드 사용 추이를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20대 여성 비중이 16.9%로 가장 높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공간과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브랜드가 조화를 이뤄 성수동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편집숍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에서만 만날 수 있는 ‘최상급’ 브랜드 상품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