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여성 알바생 도와줬다가 위기 빠진 50대男 '의상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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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짧다는 이유로 폭행 당해진주시에서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 폭행을 말리다가 다친 50대 남성이 의상자로 지정됐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상자 인정 직권 청구 심사 결과 50대 A씨를 의상자로 최종 확정했다.A씨는 지난해 11월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여성 아르바이트생 B씨를 마구 때리던 20대 남성을 제지하던 중 어깨 등을 다쳤다. 남성은 범행 당시 "너는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청력이 손실돼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역시 사건 이후 병원 치료와 사건 수사 협조를 하느라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해 일용직을 전전하며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시는 지난 4월 A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한편 피해 보상을 위해 의료비와 생계비 480만원을 지원하고 의상자 지정을 추진했다. 의상자는 직무 외 행위로 구조 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다쳤을 때 인정받을 수 있다. 의상자로 지정될 경우 보상금 지급과 의료급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한편 검찰은 이 남성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창원지법 제1형사부(이주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혐오 범죄의 일종으로, 남성은 '평소 페미니스트 혹은 여성우월주의자들은 정신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며 "이는 사회적 공포와 불안감은 물론 젠더 갈등이라는 사회적 균열을 일으키는 단초가 될 수 있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인 20대 여성 B씨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실직, 인간관계 단절 등의 피해는 물론 청신경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다"며 "이런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 항소심 선고는 오는 10월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