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봉지 8만원인데 없어서 못 사"…이번엔 북유럽 간식 돌풍 [이슈+]

SNS서 스웨덴 캔디 유행
한 봉에 8만원 육박
"SNS 환경이 유행 부추겨"
스웨덴 캔디. /사진=네이버 쇼핑 판매 사이트 캡처
"이렇게 한 접시가 5만원이에요. 완전 '금' 젤리네."

한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을 통해 최근 유행하는 간식인 '스웨덴 캔디'를 맛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이 젤리가 유행이라길래 직구로 사서 몇주 기다렸다"며 "마시멜로와 껌이 섞인 식감이라 특이하고 맛은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영상은 47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디저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콘텐츠를 기점으로 소비자에게 퍼지고 있다.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인물이 구매한 제품을 따라 사는 현상을 이르는 '디토(Ditto) 소비' 양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탕후루, 라바삭, 두바이초콜렛이 예시다. 유행의 지속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값도 점점 오르는 모양새다.
최근 스웨덴 캔디가 한국에서 인기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두바이초콜렛에 이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제품은 '스웨덴 캔디'다. 스웨덴의 디저트 브랜드 '법스'(BUBS) 사의 제품이다. 이 제품 역시 해외 틱톡에서 시작됐다. 한 틱톡커가 미국 뉴욕의 사탕 전문점에서 이 제품을 구매해 먹었는데,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게 된 것. 이후 국내 인플루언서의 먹방 영상이 퍼지며 입소문을 탔다.

이 제품의 특징은 일반적인 젤리에 비해 식감이 독특하다는 점이다. 제품을 먹어본 인플루언서들은 "마시멜로가 연상된다"며 시중의 젤리와 다르다는 점을 입모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희소성까지 더해져 인기몰이 중이다.

"유행 초기 채택자 각광 받는 시대 됐다"

/사진=쿠팡 캡처
/사진=네이버 쇼핑 캡처
250~500g씩 포장된 제품의 가격이 5만~8만원을 웃도는 데도 관심이 뜨겁다.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직구 업체들에선 이미 물건이 동났거나 값이 오르고 있다. 스웨덴 캔디를 판매하는 한 네이버 쇼핑 판매 페이지에는 "자고 일어나니 6500원 올랐다"며 의문을 표한 누리꾼의 질문도 달렸으나 해당 판매 페이지 역시 일부 제품 품절 상태였다. 비싼 가격 탓에 SNS에서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2000원대의 유사 제품을 추천하거나, 젤라틴과 마시멜로 등 직접 재료를 구해 비슷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레시피 영상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수십만회에서 많게는 100만회 이상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13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스웨덴 캔디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달 18일 이전까지 전무하다가 폭증해 이후 70에서 100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해당 지표는 가장 검색량이 많은 날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디저트와 같은 식품류가 오늘날의 온라인 환경에서 전파되기 쉬운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저트는 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가격 접근성이 낮아 유행을 선도하고 전파하는 초기 채택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며 "유행을 좇는 입장에서도 비주얼이 화려하고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영역이라 흥미로운 콘텐츠로 전파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 트렌드는 순식간에 빛을 봤다가 빨리 식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행을 선도하려면 정가와 무관하게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남들보다 제품을 습득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올리는 수단으로 보기에 특이하고 생소한 것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