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중증수가 800개 인상 속도 낸다…9월 중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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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뒤엔 배후진료 문제정부가 하반기 중으로 예정된 중증암 등 필수 수술 800여개에 대한 수가 인상을 9월 중 마무리할 전망이다. 응급실 처치 뒤 후속으로 이뤄지는 수술 등 최종 치료를 의미하는 ‘배후진료’에 대한 보상을 높여 의료진의 외래 부담은 줄이고 중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는 오는 26일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800여개 중증 수술 및 마취 수가 인상안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30일 올해 하반기 중 약 800개, 2027년까지 총 3000여개의 필수의료 저보상 항목 수가를 높이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안에 결과물을 내놓는 셈이다.정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의 핵심 배경엔 배후진료 의료진의 피로도 누적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응급실은 응급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1차 처치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결국 최종 치료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배후진료과에서 이뤄진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이탈 전인 2월 첫째주 전국 180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중 평균 109개였던 27개 중증응급질환 진료 가능 기관 수는 지난 11일 기준 102개로 6.5% 가량 줄어든 상태다. 이 수치는 평상시엔 102~103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5일엔 88개로 떨어지는 등 편차를 보이고 있다. 1만여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의 이탈로 의사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불가피하게 진료 제한이 이뤄지는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복지부는 분석하고 있다.
수가 인상 항목엔 이 같은 27개 주요 수술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대동맥응급, 중증화상, 사지접합, 분만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수가 인상은 비상진료체제 하에서 환자 수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등 주요 응급실 운영 기관들의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배후진료과 교수들 상당수가 주간엔 외래 환자를 보고, 심야 시간엔 당직을 서고 있다.
수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의료진의 외래 부담은 최소화하고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 병원의 경영 환경이 개선되면서 전문의, 일반의, 진료지원(PA)간호사 등 대체인력 확충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더해 응급실 인력 활용을 유연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응급실 내에서 일반 외과, 내과 계열 전문의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