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과 수백억원대 미술품 두고 소유권 분쟁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사진=김병언 기자
남양유업이 홍원식 전 회장과 수백억원 가치의 고가 미술품들을 두고 소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 측이 미술품 인도를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의 피해를 회복하고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남양유업에 따르면 회사는 앞서 유명 팝 아트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스틸 라이프 위드 램프'(Still Life with Lamp·1976년), 알렉산더 칼더의 '무제'(1971년), 도널드 저드의 '무제'(1989년) 등 3개 작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회사가 구매한 직후 소유자 명의가 홍 전 회장 측으로 이전돼 있었다는 게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이를 두고 "당사는 홍 전 회장 측이 해당 작품을 사들인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매매 계약의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이에 최근 국내 주요 화랑에 업무 협조문을 보내 3개 작품에 대한 매매를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남양유업 제공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오너가인 홍원식 전 회장과 분쟁을 벌이다가 지난 1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넘겨받았고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 체제가 끝났다.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떠났지만 여전히 법적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일 홍원식 전 회장과 전직 임직원 3명을 횡령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혐의 금액은 약 201억원이다.

반대로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회사를 상대로 약 444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