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확대 필요” KAIST 해외석학 초청 워크숍 성료

대한민국 저탄소 전환을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과 방향성 모색
정부재정·금융기관·민간금융이 조화를 이루는 금융 패키지 필요성 제기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녹색 전환 지속될 전망

"대전환을 위해서는 힘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과 (사)우리들의 미래가 공동주최하고,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가 후원하는 ‘지속가능금융 해외석학 초청 워크숍’이 지난 10일 10시부터 여의도 FKI(한국경제인협회)빌딩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정부, 민간 (금융, 산업, NGO 등), 학계를 대표하는 고위급 인사와 실무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과 방향성을 모색했다. 행사시작에 앞서 탄녹위 김상협 공동위원장(KAIST 녹색성장지속발전 부총장)의 환영사에 이어 금융위원회 이형주 상임위원과 전국은행연합회 조용병 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환영사와 축사에서는 전환으로의 방향성 확인과 함께 동참을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어 지속가능금융의 세계적 석학인 옥스퍼드 사이드 경영대학 로버트 에클레스 교수, 영국 기후변화위원회 태스크포스 공동 사무국장 겸 옥스퍼드 지속가능금융그룹 창립자 벤 칼데콧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아 녹색금융의 세계적 동향과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 초대 회장이기도 한 로버트 에클레스 교수는 “판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데 금융기관이 이러한 에너지전환을 이룰 수 있다”라며 “금융부문의 노력이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자유주의적인 이론과 기술과 관련한 물리적인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집중하는 보수적인 이론이 있는데, 이번 워크숍에서 다양한 변화이론에 대해 많은 토론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영국의 전환금융 태스크포스(TFT)에 속해 있는 벤 칼데콧 교수는 전환금융을 돕는 TFT의 프레임워크를 설명했다. 칼데콧 교수는 “TFT의 프레임워크는 계획, 실행, 책임감으로 이루어져 있다“라며, “어떤 실행목표를 가질지,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지, 그리고 이런 것들이 어떻게 거버넌스에 적용될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오전 세션에는 고위급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김상협 탄녹위 공동위원장을 좌장으로 금융위원회 신진창 금융정책국장, 한국산업은행 김복규 수석부행장, 한국회계기준원 이한상 원장, 한국은행 나승호 지속가능성장실장, 김효은 클라이밋웍스재단 산업탈탄소 부문 대표,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엄지용 원장이 참여했다.

1부에서는 ‘녹색금융정책과 거버넌스’와 관련하여 한국형 녹색금융 거버넌스와 정책금융의 역할,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정책 및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정책적 측면에서 금융위원회 신진창 금융정책국장은 녹색전환에 있어 정책금융의 자본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녹색전환처럼 대규모 국가적 변환 시기에는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 확충이 실물경제 저탄소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은행 나승호 지속가능성장실장은 기후변화가 국가 안정과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한국은행이 정책적 책임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중앙은행의 기후대응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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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 김복규 수석부행장은 탄소저감을 위한 기술개발은 초기 단계이며, 상업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 정책금융기관, 민간금융이 조화를 이루는 금융 패키지를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회계기준원 이한상 원장은 전환 금융의 성공적인 정착은 기업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통해 가능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의 탑 리더십의 녹색성장 지속가능에 대한 오너십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은 클라이밋웍스재단 산업탈탄소 부문 대표는 다가오는 COP29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기후 재정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총 6조 달러 규모의 기후 자금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전체 규모 6조 USD 중 1조는 공공금융에서, 나머지인 5조 USD는 민간 금융, 민간 재단 등 민간 부문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민간 부문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에클레스 교수는 “외부 요인에 대한 탄소 가격 책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에서도 보수당 일부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미국은 민간금융과 시장의 힘이 강해 정치적 변화와 상관없이 녹색 전환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부에서는 민상기 탄녹위 에너지조정국장을 좌장으로 이인균 전국은행연합회 본부장, 전윤재 KB금융지주 ESG 사업부장, 유인식 IBK기업은행 ESG 부장, 음광진 포스코홀딩스 탄소중립전략실 리더, 임대웅 UNEP FI 한국대표, 인소영 KAIST 교수가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위한 금융기관의 녹색금융 공급 확대 방안, 전환금융 상품 및 금융 솔루션의 적용 사례를 기업, 은행, 증권사의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이인균 전국은행연합회 본부장은 민간 차원에서 ESG 채권 발행, 녹색 펀드 운영, 자금 지원 및 기후금융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지속가능보고서에 포함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후에는 주요 금융기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녹색금융 리더십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녹색금융 거버넌스를 평가하고, 넷제로 전환의 리스크와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강의와 토론이 병행되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