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년만에 겨우 돌아왔다…브라질의 '신성한 유물' 뭐길래

주술사와 추장 등이 주요 의식에 사용
투피남바 원주민들이 덴마크에서 반환돼 브라질 국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투피남바 망토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 = AFP 연합뉴스
브라질 남동부 원주민 사회에서 신성시되는 상징적 유물 한 점이 유럽에서 돌아오게 됐다.

12일(현지시각) 브라질 언론 G1과 AFP통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덴마크 국립박물관으로부터 투피남바 망토를 돌려받아 대중에 공개했다.이 망토는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일대에 거주하는 투피남바 원주민이 중요하게 여기던 외투의 일종이다. 주술사와 추장 등이 주요 의식에 사용한 것과 유사한 형태다. 쭉 펼쳤을 때 1.8m 길이로, 홍따오기(scarlet ibis) 깃털을 이용해 만들었다.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에 유럽으로 넘어간 뒤 1689년부터 코펜하겐(쾨벤하운)에 보관돼 있다가 335년 만인 지난 7월 되돌아왔다고 G1은 보도했다. 이는 브라질로 반환된 첫 번째 투피남바 망토로, 현존하는 표본 중 나머지 10개는 모두 유럽 박물관에 있다.

반환 축하 행사를 위해 박물관 인근에 도착해 야영한 투피남바 한 원주민은 "유럽인들이 마치 동물원에서처럼 (망토를) 전시 시설에 넣어 놨다"며 "우리 민족만이 이 상징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정부는 전 세계에 흩어진 유물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피남바 망토 반환은 지난해 8월 덴마크 측과 합의된 바 있다.

한편, 현재 약 8천 가구 규모로 알려진 투피남바 족은 어업과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영토 경계를 인정받기 위해 정부에 지속해 요구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