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또 악재…이번엔 노조 파업

노조, 임금 25% 인상안 거부
미국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 근로자들이 4년간 임금 25% 인상, 퇴직 수당 상향 등을 담은 노사 합의안을 거부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 사측과 보잉 최대 노조인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가 지난 8일 합의한 ‘4년간 임금 25% 인상안’ 조합원 추인 투표에서 94.6%가 거부 의사를 밝히며 이날 밤 12시부터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보잉은 항공이 품질 관리 실패와 납기 지연 등으로 위기에 몰렸다.

조합원은 지도부가 합의한 임금 25% 인상안은 당초 요구한 4년간 40% 임금 인상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합의안에는 임금을 올리는 것 외에 퇴직 수당을 인상하고, 의료 비용을 절감하며, 보잉의 차기 상업용 항공기를 미국 북서부 연안 일대 공장에서 제조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조합원 눈높이에 못 미쳤다.

보잉 직원 3만여 명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전 세계 항공사가 주문한 보잉 737맥스를 비롯해 여객기 생산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잉 노조는 2008년에도 57일간 파업을 벌였다.보잉은 품질 관리 실패에 이어 노조 파업으로 최대 위기에 빠졌다. 보잉은 연초부터 기체 결함에 따른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올해 2분기 14억4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1월 알래스카항공 보잉737맥스 9 여객기 동체 일부가 비행 중 공중에서 떨어져 나가는 등의 사고가 나면서 규제 당국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