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약점 보완할 것"…현대차·GM 동맹에 호평 쏟아져

80년대 '혼다 짝퉁' 불린 현대차
美 간판기업 대등한 파트너로
"한국 車산업 비약적 발전" 평가
양사 협력 기대…주가 동반 상승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의 동맹 체결 소식에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떠들썩했다. 주요 외신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자존심’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시아의 신흥 강자’의 만남에 괜찮은 조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일본 닛케이는 13일 “혼다와 제휴했던 GM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현대차와 맺었다”며 “GM이 완성차 업체와 단일 사업이 아니라 전면적인 제휴를 맺은 건 처음”이라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GM은 2013년 혼다와 차세대 연료 전기차 개발 협력을 맺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사실상 제휴 관계가 무색해졌다.미국의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협약은 한국 자동차 회사가 1980년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40년 전 엑셀을 앞세워 미국에 상륙했을 때 ‘혼다의 짝퉁’으로 조롱받던 현대차가 오랜 기간 세계 자동차업계 1위였던 GM과 대등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730만 대(세계 3위)로 GM(619만 대·5위)을 앞섰다. 미국 시장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등을 앞세워 올 상반기 4위에 올랐다.

이번 합병에 대해 “미래 차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제고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CNBC는 “자동차업계가 수년간의 공격적인 지출 이후 자본 효율성에 다시 중점을 두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번 동맹이 이뤄졌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GM과 현대차는 전기차 개발에 수백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경영진이 설정한 높은 판매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적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협력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와 GM의 동맹 소식에 증시도 들썩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GM은 전날보다 3.25% 오른 46.12달러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도 13일 전날보다 2.1%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협력이 각 회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증폭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데이비드 휘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원재료 조달과 공동 엔지니어링 등을 통해 GM과 현대차가 보다 저렴한 차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자동차 업체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비용 절감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