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인기상품 취급"…김앤장 출신 변호사, 하이브 '일침'

뉴진스 긴급 라이브 언급
"스스로 행동하는 길 선택한 뉴진스"
"프로듀서 바뀌면 사람들이 환호할까"
사진=그룹 뉴진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뉴진스가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을 상대로 '25일까지 민희진 복귀'를 전격 요구한 가운데 김앤장 출신의 고상록 변호사(법무법인 필)가 "하이브의 대응이 어리석다"는 취지의 일침을 가했다.

지난 14일 고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진격의 고변' 채널을 통해 뉴진스의 최근 긴급 라이브의 의미와 하이브의 대응에 대해 분석했다.고 변호사는 먼저 자신의 영상에 달린 댓글을 소개했다. 한 네티즌은 "배은망덕한 사람을 그냥 두는 게 하이브리스크가 더 큰 것 같다"며 "어차피 멀티레이블 회사에서 뉴진스는 하나의 인기 상품일 뿐이라 배신자는 쳐내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은 다 뿌리 뽑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는 해당 댓글에 "하이브 경영진의 생각과 유사해 보인다는 생각이 점차 강해지는 국면"이라며 "아티스트를 인기 상품 취급하는 마인드로 하이브가 앞으로 위대한 회사로 도약,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라고 답했다.

고 변호사는 "하이브를 위해 변론하자면 민희진과 카톡이 공개됐었다. 굉장히 분노할 만한 이야기들이었다. 그 시점에 폭주한 게 맞다. 기업이 계약 관계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한다. 하지만 무리한 조치를 취했기에 역풍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한 '무당 경영'과 같은 언론 플레이를 지적했다. 그는 "회사가 왜 손해 볼 일을 하나. 의사 결정에 따라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신중하게 절차대로 해나가면 된다. 근데 만약 방시혁 의장이나 최고경영진의 분노, 격노에 따라 이런 잘못된 어리석은 판단을 한 것이라면 오너리스크가 맞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연하다고 전제하는 것들이 상당수 사람들의 반대가 오히려 당연하다"며 "하이브에 소속된 아티스트가 인기 상품에 불과해 내 배신자에 동조하면 뿌리 뽑고 가야 한다는 걸 당연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앞서 진행한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과 관련해 "하이브를 공개 저격했을 때 뉴진스가 객관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며 "이렇게 행동한 것 자체가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고 법원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고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뉴진스 프로듀서가 바뀌면, 사람들이 환호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하이브가 능력이 없다는 게 아니라 뉴진스가 쌓아온 정체성이 있고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런 형태로 시즌2를 연다면,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양산형 아이돌이라고 보여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뉴진스는 스스로 행동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과 성과를 이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박탈당하고, 참고 시키는 것만 하며 사는 길, 그런 길은 선택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아티스트는 잘못이 없다'는 메시지를 남긴 정국을 언급하며 "어른의 싸움으로 인해 뉴진스가 겪지 않아도 되는 가혹한 싸움을 겪고 있는 거다.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 비롯된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편 뉴진스는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달 25일까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를 복귀시킬 것을 하이브에 요구한 바 있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멤버들은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를 향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민희진) 대표님을 복귀시키고 낯선 사람들이 아닌 원래의 어도어로 돌려달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예인이 소속사에 불만 혹은 요구사항을 전하고, 일정 기간 내에 시정이 되지 않으면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내는 게 일반적인 전속계약분쟁 절차였다. 이런 점에 비춰 뉴진스 멤버들이 25일 이후, 즉 2주 뒤에 이런 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