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카 & 서킷브레이커 [임현우의 경제VOCA]

'경제VOCA'는 뉴스 속 경제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보는 영상입니다. 유튜브 '한경 코리아마켓'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세계 증시가 계속 불안했죠. 특히 지난 8월 5일은 투자자들에게 정말 악몽 같은 월요일이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쪽 시장에서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줄줄이 발동됐는데요. 오늘은 이 두 가지 용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무리 투자 경험이 많은 사람도 주가가 폭락할 때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주가가 뚝뚝 떨어지면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내던지는 사람이 늘고, 이게 하락 폭을 더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나타나곤 하는데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주요국 거래소는 증시가 급등락할 때 거래를 잠시 멈추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두 가지가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입니다.
지난 8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김범준 기자
사이드카는 달리는 차 옆에 따라붙어 과속을 막는 경찰차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코스피는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5%, 코스닥은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6%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거래소는 사이드카를 발동해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게 됩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변동이 전체 증시의 불안으로 이어지기 전에 미리 싹을 잘라내는 역할을 합니다.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는 프로그램 매매가 갑자기 폭주하면 선물가격이 요동치고, 이는 현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이드카가 증권시장의 '경계경보'라면, 서킷브레이커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때 발령하는 '공습경보'라 할 수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는 전기가 과열되면 자동으로 회로를 차단하는 두꺼비집에서 따온 용어입니다. 서킷브레이커는 8%, 15%, 20%,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눠서 적용되는데요. 코스피지수나 코스닥지수가 전날보다 8% 이상 하락하면 거래소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킵니다. 투자자들이 잠시 숨 돌릴 틈을 갖고 이성을 되찾아 매매에 참여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그런데 그래도 진정이 안 된다면, 다음 단계가 또 있습니다. 지수가 15% 이상 떨어지면 2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해 또다시 매매를 20분 정지시키게 되고요. 만약 20% 이상 무너지면 3단계가 발동돼 그날 장이 종료됩니다.

두 가지 안전장치는 1987년 ‘블랙 먼데이’를 경험한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행됐습니다. 여러 나라로 확산돼 효과가 입증되면서 국내에도 1990년대 후반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됐습니다. 증시가 혼란스러울 때 발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보기 힘들어요. 사이드카는 서킷브레이커보다는 많지만, 그리 자주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8월 5일 적용된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에서는 역대 여섯 번째, 코스닥에서는 역대 열 번째였습니다.

기획·진행 임현우 기자
촬영·편집 임성현·소재탁PD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