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 DTI & DSR [임현우의 경제VOCA]

'경제VOCA'는 뉴스 속 경제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보는 영상입니다. 유튜브 '한경 코리아마켓'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가계빚이 늘고 있다!' '은행대출 역대급 폭증!' 이런 불안한 뉴스들이 다시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800조원을 넘고 있는데요, 가계빚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주택담보대출, 그러니까 집 사려고 받는 대출입니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데요.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수단이 바로 대출 관련 뉴스에 수시로 등장하는 LTV, DTI, DSR입니다. 대출을 받을 때 최대 한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에겐 정말 중요한 숫자입니다. 대출을 아직 안 받아본 분들은 딱딱하게 느끼실 수 있지만, 살다보면 대출받을 날이 반드시 오잖아요.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된 후 첫 영업일인 2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첫 번째, LTV는 집값 대비 몇 %까지 빌릴 수 있느냐를 정한 겁니다. 예를 들어 LTV인 70%인 지역에서 내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려고 한다면 이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는 최대 7억원까지인 겁니다.

두 번째, DTI는 소득 중 몇 %까지 대출 갚는 데 쓰느냐를 제한해 둔 겁니다. 예를 들어 DTI가 60%인데 내 연봉은 1억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내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금액이 1년에 6000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한도를 내준다는 겁니다.

정부는 LTV와 DTI의 상한선을 정해 주택 구매 수요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모든 국민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고 지역, 소득, 주택 보유 여부 등에 따라 차등을 두기도 합니다. LTV와 DTI의 상한선을 높이면 대출 한도가 많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끌어다 더 좋은 집, 더 비싼 집을 살 수 있겠죠?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LTV와 DTI를 낮추면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는 정책이 됩니다.그런데 LTV와 DTI 규제가 존재하는데도 영끌해서 집 사는 사람이 자꾸 늘어나니까 몇 년 전부터 추가로 도입된 대출 규제가 세 번째, DSR입니다.

DSR의 기본적인 개념은 DTI와 똑같습니다. 연소득 중 얼마를 빚 갚는 데 쓰는지를 나타내는데, 차이는 계산법에 있습니다.

DTI는 다른 대출은 중요하게 따지지 않고 주택담보대출만 원금과 이자 모두 갚는다고 계산하고요. 반면 DSR은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자동차 할부금 등까지 모든 금융 부채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전부 다 반영합니다. 종합적인 상환 능력을 보겠다는 건데요. 쉽게 말하면 DTI보다 DSR이 더 빡빡하고 강력한 규제입니다.현재 국내에서 총 대출액이 1억원을 넘어가면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를 기준으로 DSR 40%가 적용됩니다. LTV도 맞추고 DTI도 맞추고 DSR까지 충족해야 원하는 만큼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옛날처럼 영끌을 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그럼 내가 대출받으면 최대 한도는 얼마일까?' 이게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사실 사람마다 달라서 딱 잘라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금융회사 창구에서 상담을 받아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DSR 계산기 같은 것도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까요. 활용해 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기획·진행 임현우 기자
촬영·편집 임성현·소재탁PD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