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발레리노] 편견·차별의 벽을 넘다…흑인 발레리노, 모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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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조하르 모사발(1928~2023·사진)은 영국 로열발레단 최초의 흑인 무용수로 발탁돼 25년간 수석무용수로 활약한 발레리노다. 그는 동남아시아계 흑인 노예 출신 집안에서 태어나 인종차별, 종교의 편견과 싸우며 힘겹게 재능을 펼쳤다.
그는 노예 집안의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체조, 수영, 춤에 두각을 나타낸 그를 보고 한 교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발레의 대모인 덜시 하우스에게 소개했다. 케이프타운발레학교 단장이던 하우스는 모사발에게 당장 입학을 제안했고, 모사발은 기회를 잡았다. 그는 차별받는 남아공을 벗어나 영국으로 갔다. 로열발레단의 전신인 새들러스웰스발레단 부설 발레학교에 입학했다. 만 3년의 발레학교를 18개월 만에 끝내버리고 1952년 백인이 아닌데도 이 발레단의 정식 단원이 됐다. 1974년 은퇴할 때까지 25년간 로열발레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무대를 누볐다. 모사발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다양한 인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발레를 가르쳤다. 남아공 정부는 그에게 문화예술체육계 최고 영예인 ‘이카망가 골드 훈장’을 2019년 수여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