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t급 탄도미사일, 내륙 명중"…한미 보란듯 정확도 과시한 北

KN-23 개량형 발사 성공 주장
전문가 "유사시 지하관통탄 탑재
한미 군사시설에 타격 줄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18일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탄두 중량을 4.5t까지 늘린 탄도미사일을 바다가 아니라 내륙으로 처음 발사했다. 유사시 지하 관통탄을 탑재해 한·미 군사시설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총국은 전날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 발사와 개량형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성포-11다-4.5는 4.5t급 초대형 상용탄두(재래식 탄두)가 장착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이다. 지난 7월 1일 개량형 KN-23의 첫 시험 발사가 이뤄졌고, 이번에 사거리 추가 시험 성격의 발사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북한은 이날 미사일이 내륙에 떨어져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작동 불량 미사일이 내륙에 떨어진 적은 있었지만, 북한이 내륙을 향해 의도적으로 쐈다고 밝힌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 시설이나 건물에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 미사일의 정확도가 높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에 고중량 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우리 군이 지하에 있는 북한 핵시설을 겨냥해 추진해 온 개발 방식이다. 북한이 한국과 비슷하게 탄두 중량 및 연료 탑재량을 늘리는 미사일 개량을 꾸준히 한 점도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추후 지하 관통탄·열압력탄 등을 탑재해 한·미 지하 지휘소 등 주요 지하 군사시설 타격용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 군은 전날 서해상으로 발사된 북한의 순항미사일도 별도로 탐지했다. 군 관계자는 “탄도·순항미사일을 함께 발사한 것은 한·미 당국에 혼란을 주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