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구글 엔지니어가 알려주는 '행복 프로그래밍'

다시, 행복을 풀다

모 가댓 지음 / 강주헌 옮김
한국경제신문 / 428쪽|2만2000원
“행복은 우리 안에 내재하는 것이다. 밖에서 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행복을 풀다>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구글에서 일하다가 행복 전도사로 나선 모 가댓의 신작이다. 가댓은 획기적인 신기술 개발을 위해 세워진 조직 ‘구글X’에서 사업개발총책임자(CBO)를 지낸 인물. 2014년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천착했다. 2016년 펴낸 <행복을 풀다>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가댓은 새 책에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우리의 생각과 행복이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를 다스리는 방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은 몰입도가 가장 높은 환상인 듯하다. 머릿속에는 항상 작은 목소리가 있고, 그 목소리는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 목소리는 공기처럼 항상 우리 머릿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뇌가 호흡을 처리하듯이 우리는 그 목소리를 기계적으로 처리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는 그 작은 목소리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 목소리는 우리를 고통의 길로 끌고 간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어떻게든 제거하면 행복이 남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도 소개한다. 그중 하나는 ‘나쁜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만이 아니라 자기 생각과 신념도 돌아보라고 말한다.“행복은 우리의 초기 설정값이다. 다만 성인이 되면서 사회적 압력과 의무, 기대치 등 온갖 환상이 밀려들고 그런 환상의 설득에 넘어가 성공이 행복보다 더 중요해진다. 우리는 억척스레 성공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행복을 잃어버린다.”

가댓은 우리 뇌를 컴퓨터에 빗댄다. 컴퓨터에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면 잘못된 결과를 얻게 되듯,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면 불행만이 강화될 뿐이다.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닌데도 우리는 머릿속으로 그 사건을 반복 재생하며,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불행을 자초한다. 저자는 우리 뇌를 긍정적이고 유익한 방향으로 훈련시키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행복을 얻는 방법을 논하는, 독특한 접근법이 돋보이는 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