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디바가 서울대 성악과 교수로…‘쇄신의 길’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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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커리어의 메조소프라노국내 최고의 음대로 꼽히는 서울대 성악과. 올 가을 학기가 시작되며 캠퍼스가 술렁였다. 불가리아 출신 메조 소프라노 베셀리나 카사로바(59)가 정교수로 채용돼 수업을 시작하면서다. 특별 채용으로 서울대 교수직을 맡은 카사로바 교수는 헨델과 모차르트 등 바로크 오페라에 정통한 성악가로 취리히와 빈 국립오페라극장 등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오페라 가수다. 유럽에서도 여러 차례 교수직 요청이 있었지만 번번이 거절했던 그는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생애 최초로 교단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베셀리나 카사로바 정교수 채용
입시 비위와 성추행 파문 등
10년 간의 '음대 스캔들' 쇄신할까 주목

문제는 이러한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잠시 유학을 다녀왔더니 가르침을 준 스승이 사라지는 일이 빈번했다. 이들이 국내에서 전업 성악가로 성장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 성악은 몸이 악기인데, 테크닉을 갈고 닦아나가야 할 시기에 새로운 교수에게 적응하고 그들의 교수법을 다시 익히느라 애를 먹는 일이 많았다.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하던 메조소프라노가 한국행을 결심하기까지 동료 성악가이자 서울음대 성악과장으로 재직중인 사무엘 윤 교수(베이스바리톤)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윤 교수가 서울음대 성악과 학과장을 처음 맡은 2023년엔 세르비아 태생의 독일 국적 테너 조란 토도로비치 교수가 임용되기도 했다.이탈리아어,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 외국말로 쓰여진 가곡과 오페라 잘 부르는 가수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아야 하는 성악과에서 유학을 가지 않고도 외국인 교수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국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 정서와 얽힌 비위에 노출되기 어렵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 오페라계 전문가는 "직전까지 오페라 본고장에서 주역으로 노래했던 현역 성악가가 가르치는 실기 수업 방식은 무대에는 서지 않고 학생들만 가르쳤던 교수들의 방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생생한 현장 경험을 갖춘 교수 채용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