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中, 예상 깨고 금리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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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로 유동성 절실하나경기 부진에 허덕이는 중국이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시중은행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리 내리면 위안화 약세 등 부담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을 연 3.85%, 일반대출 금리의 기준인 1년 만기 LPR은 연 3.35%로 유지했다.지난 18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인민은행 역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을 깬 결정이다. 부진한 내수에 고심 중인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높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 7월 1년·5년 만기 LPR을 0.1%포인트씩 낮추는 ‘깜짝 인하’를 한 뒤 지난달에는 동결했다.
중국은 최근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일제히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같은 달 청년(25세 미만 기준) 실업률은 18.8%로 집계돼 당국이 지난해 12월 새 통계 방식을 도입한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 부양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동결을 결정했다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라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일단 ‘숨 고르기’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한 시중은행의 수익성 악화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