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75분 금투세 공개 토론…24일 당론 윤곽

토론회 대진표 공개

5인씩 나눠 토론, 유튜브 생중계
내년 시행 여부까지 결정할 듯
'어차피 당론은 유예' 관측 많아

진성준 등 주요 인사 빠져
일각 '김빠진 토론회' 평가도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에서 여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찬반 토론회의 대진표를 20일 공개했다. 민주당의 당론이 결정되는 자리인 만큼 금투세의 내년 시행 여부도 여기서 정해질 전망이다.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각 5명이 금투세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뉘어 토론하고, 이런 토론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조세 원칙 달성” vs “금융시장 충격”

우선 내년 1월 예정대로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시행팀에는 김영환·김성환·이강일·김남근·임광현 의원이 나선다. 시행팀을 이끄는 김영환 의원은 국회의원 정책 보좌관과 경기도의원 출신 초선 의원이다. 금투세 등 소득세법을 관장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세 원칙을 달성한다는 금투세의 목적을 잘 설명해 (금투세가) 오해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같은 팀 김성환 의원과 이강일 의원은 각각 서울 노원구청장과 서울시의원 출신이다. 정치권 입문 전 특별한 생업에 종사한 적은 없다. 김남근 의원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 출신이고, 임 의원은 국세청 차장을 지낸 세제 전문가다. 임 의원은 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으로, 진성준 정책위 의장과 함께 금투세 시행을 앞장서서 주장해 왔다.

유예팀은 김현정·이소영·이연희·박선원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이 포함됐다. 팀장인 김현정 의원은 사무금융서비스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김 의원은 “금투세 시행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유예론을 폈다. 이소영 의원은 당내에서 가장 먼저 금투세 유예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인물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이연희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 활동한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이연희 의원은 최근 SNS에 “한국 주식시장 침체 상황에서 금투세 과세 주장이 국민에게 얼마나 공감대를 얻을지 의문”이라며 주식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가정보원, 김 전 의원은 금융투자협회 출신이다.

○일각에선 “유예가 기정사실”

민주당은 공개 찬반 토론을 통해 금투세와 관련된 정책 방향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당론은 유예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최근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관계자들이 잇달아 유예 주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주식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나”라며 유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토론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민병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도부 개개인은 의견을 충분히 표출할 수 있다”며 “결론이 났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일각에서는 그간 금투세 관련 입장을 개진해 온 진 의장과 김 최고위원 등 중량감 있는 당내 인사들이 빠져 ‘김빠진 토론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재영/정상원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