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주계약 내용 공개하라는 野

"수조원 손실 우려" 덤핑 의혹 주장
한동훈 "원전 수주 망하길 바라나"
더불어민주당이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이틀 연속 꼬투리를 잡았다. 전날 “무리한 수출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20일 “수출로 수조원대 손실이 우려된다”며 계약 관련 핵심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논평에서 “체코 원전 수출이 덤핑 아니냐는 의혹은 국내외 가릴 것 없다”며 “경제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과연 독자적 원전 수출이고, 흑자 수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에서 무분별하게 해외 투자를 강행해 35조원의 국민 혈세를 탕진하던 모습이 한국수력원자력에 어른거린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위해 체코 원전 공사비, 수익률, 이면계약 내용 공개 등을 촉구했다. 지난 19일에는 야당 의원 22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가면 수조원대 손실이 발생해 국민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통령실과 여당은 민주당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원전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망치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해외 순방을 통해 원전 생태계를 재건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폄훼하는 궤변”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측은 신규 원전 두 기의 예상 총사업비를 약 24조원으로 발표했다”며 덤핑 의혹을 반박했다. 통상 신규 원전 두 기를 짓는 데는 10조원이 들어가는데 체코가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서 “대한민국 체코 원전 수주가 망하길 바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원전업계에서는 체코 원전 계약과 관련한 김 의원의 정보 공개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적인 계약 내용 등 추가 협의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데 관련 정보 공개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