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중국 사랑' 남달랐는데…中서 '직격탄' 맞은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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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년 만에 주가 최저독일을 대표하는 고급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가 20일 중국 시장에서 대량 리콜 및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실적전망을 하향하며 장중 주가가 7% 넘게 빠졌다. 2년 만에 최저치다.
中서 리콜·수요 하향 '직격탄'
재련사(財聯社)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총국)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벤츠의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벤츠가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 52만3094대를 리콜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리콜 대상은 2011년 8월 30일부터 2019년 4월 3일 사이에 생산된 일부 A, B, CLA 및 GLA클래스 24만1861대와 2014년 3월 13일부터 2019년 10월 12일에 중국 국내에서 생산된 GLA클래스 28만1233대다. 리콜은 오는 11월 27일부터다. 이번 리콜 조치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와 베이징벤츠는 공식 딜러를 통해 리콜 대상 차량의 휠-스피드 센서를 무료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총국은 "리콜 대상에 포함된 일부 차량은 휠-스피드 센서 덮개 재질의 방습 성능이 충분치 않아 덥고 습한 환경에서 장기간 사용하면 센서가 오작동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 안정성 제어장치(ESP)나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 모듈을 비활성 하는 등 일부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는 전날인 19일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올해 매출 예측치를 하향하기도 했다. 7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하향이다. 이날 벤츠는 자동차 부문의 매출 수익률 예측치를 10~11%에서 7.5~8.5% 범위로 낮췄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하향 조정은 주로 중국에서 거시 경제 환경이 더욱 약화한 영향"이라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 감소와 부동산 부문의 지속적인 침체로 인해 더욱 둔화했다"고 밝혔다.벤츠는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벤츠와 중국 내 협력 업체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에 투자한 총액은 1000억위안(약 18조947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중국 협력 업체와 함께 중국 시장에 140억위안(약 2조653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이날 매출 예측치 조정 및 리콜 소식에 벤츠 주가는 20일(현지시간) 오전 중에 전일 대비 최대 7% 넘게 빠졌다. 런던 현지시간 기준 오후 1시 27분께에는 소폭 올라 6.44% 내린 55.21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2022년 10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벤츠가 중국 경기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다는 소식에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 주가도 줄줄이 내렸다. 독일 BMW와 폭스바겐 주가는 약 3% 내렸으며 포르쉐 주가도 5% 가까이 하락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