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최대 50% 삭감합니다"…'공동부유' 영향 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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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민생은행이 베이징지점에서 일부 업무 관련 비용 및 기타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임직원 규모가 4천명이 넘는 베이징지점은 민생은행 지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이번 임금 삭감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주요 상업은행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생은행이 다른 지점 임직원들 급여도 깎을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1996년 설립된 민생은행은 중국에서 처음 민간자본으로 세워진 상업은행으로, 작년 말 총자산 기준 은행권 순위 11위에 올랐다.
임금 삭감은 중국이 경제 둔화 속에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부터 추진한 '공동부유' 정책과 맞물려 있다. 이런 기조 아래 중국 금융기관들은 잇달아 급여 및 보너스를 축소했고 임직원들에게 직장 내에서 값비싼 옷과 시계를 착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앞서 중국 내 3번째 상업은행 건설은행도 본사 임직원 봉급을 최소 10% 줄였고, 중국 10대 자산운용사 중국초상기금은 고위 임원들에게 과거 5년간 받은 급여 일부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는 로이터 보도도 있었다.급여 감축은 중국 은행들의 수익성 저하와도 관련돼 있다.
민생은행의 지난 6월 말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치인 1.54%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중국 대출기관들은 부동산 위기에 직면해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출 비용을 낮추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또 민생은행은 중국 부동산 위기 진앙으로 지목된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주요 채권자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