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FDA 도전

비만약 국내 임상 3상 연내 추진
자가면역치료제 임상 1상 진행
피부 홍반·건선 치료물질 개발
HK이노엔 연구원이 실험하고 있는 모습. HK이노엔 제공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을 개발한 HK이노엔이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발굴에 한창이다. 특히 비만, 면역(아토피·건선), 변비, 비소세포폐암, 만성 변비 등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분야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연내 임상 3상 진입 목표

HK이노엔은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로부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작용제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HK이노엔이 도입한 비만치료제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개발 중이다. 앞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혈당강하 및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안전성이 확인됐다. HK이노엔은 제2형 당뇨 및 비만 적응증에 대한 국내 임상 3상을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주사제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인 사이윈드가 개발 중인 경구제와 복합제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보유해 향후 다양한 제형의 비만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류머티즘관절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IN-115314’는 야누스키네이즈-1(JAK-1) 억제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JAK-1 억제제는 여러 안전성 문제 때문에 휴미라(아달리무맙) 등 항체의약품이 잘 듣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쓰여왔다.

HK이노엔의 IN-115314은 바르는 제형의 약으로 염증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도록 했다. JAK-1 억제제의 약점인 부작용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곧 결과가 나온다.먹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는 알로스테릭 TYK2 저해제를 개발 중이다. 단백질 활성 부위인 아데노신3인산(ATP) 결합부위를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TYK2 효소의 알로스테릭(단백질 자리 중 하나) 결합부위를 공략해 면역·염증 조절 단백질 JAK 선택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선도물질을 도출한 단계로, 연내 최종 후보물질을 확정해 비임상 연구를 착수할 계획이다.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이 주요증상인 건선을 치료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4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개발

항암제 분야에서는 기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L858R 변이 환자를 위한 4세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 연구 중이며, 비임상 완료 후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과제는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고,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후보물질의 비임상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HK이노엔이 발표한 효력 결과에 따르면 ‘IN-119873’은 L858R 변이를 포함한 주요 약물 저항성 EGFR 내성변이에서 우수한 효력을 보였으며, 뇌전이 모델에서 역시 뛰어난 효력을 나타냈다.

또한 기존 3세대 EGFR-TKI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과 병용 시 EGFR 변이에 더욱 강력한 결합력을 보였고, 정상 EGFR에 대한 저해능이 거의 없어 기존 EGFR-TKI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케이캡 美 임상 3상 순항…FDA 도전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은 미국에서 임상 3상이 순항 중이다. 이 약은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제약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의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즈에 기술이전됐다. 비미란성 식도염 적응증에 대한 임상은 연내 종료 예정이고,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에 대한 임상은 내년 상반기 종료될 예정이다. 임상 3상이 종료된 이후 FDA 허가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밖에도 HK이노엔은 담즙산 수용체 저해제(IBAT) 계열 만성 변비 치료제 ‘IN-114199’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임상 연구를 앞두고 있다. 만성 변비 유병률이 평균 30%에 이르는 중국과 일본, 남미를 겨냥해 향후 기술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다방면에서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기 위해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케이캡의 성공사례를 발판 삼아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