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저 이어 AI까지…인천공항 '무한확장'

新공항경제권 추진…배후단지에 첨단기술허브 조성

네덜란드 스히폴공항 벤치마킹
운송·항공정비·엔터 산업 연계
구글·MS 등 혁신기업 유치 목표
日 반도체산단 물류 선점도 노려
인천국제공항 배후단지가 공항경제권 산업단지로 변신하고 있다. 항공물류, 항공정비(MRO)에 복합엔터테인먼트와 미술산업이 합류한 데 이어 최근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혁신기업 유치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내년에 연 1억 명이 넘는 여객 이용객, 세계 2~3위 규모의 화물 물동량, 180개가 넘는 국제노선을 갖추는 인천공항의 진화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 유치로 新공항경제권 구축

지난 3일 인천 인스파이어리조트에서 열린 제7회 세계항공컨퍼런스에서 김창규 인천공항공사 미래사업본부장은 “AI,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혁신기술은 이질적 영역을 통합시키며 모든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과거부터 첨단기술이 적용돼 융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리빙랩(생활실험실)”이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주변을 글로벌 AI혁신단지로 조성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나 연구소를 유치하는 내용의 ‘인천공항 4.0’을 발표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중·삼중의 안전한 전기 공급, 세계 10대 공항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5600만㎡), 공항과 항만의 높은 접근성 등이 혁신기업에 큰 매력 요소”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달 9~13일 일본에서 반도체 기업, 공항, 항공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다. 미국, 일본, 대만, 한국(이상 칩4)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공사 관계자는 “삿포로, 구마모토에 반도체 산단이 조성되면 항공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항공정비단지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 축구장 약 10개 규모(7만㎡)의 부지에 격납고가 준공되며, 2026년에는 첨단복합항공단지가 완공된다.

올해 3월 개장한 인스파이어리조트는 하루 평균 1만7000여 명이 방문하는 복합레저문화시설로 자리 잡았다. 인천공항 주변에는 미술품 수장고, 옥션(경매회사), 아트페어, 국제 미술관 등을 갖춘 미술복합단지(인천공항 아트허브)도 조성된다.

○공항경제권 모범 스히폴공항 벤치마킹

공항경제권은 공항을 거점으로 물류, 항공정비, 복합레저 등 다양한 산업이 연계·융합된 경제 생태계를 말한다. 세계 주요 공항이 연계 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 동력으로 삼고 있다. 미국 멤피스공항의 글로벌 유통회사 페덱스 유치,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복합쇼핑몰(주얼창이)·항공정비, 스위스 제네바공항과 룩셈부르크공항의 미술품 수장고 설치가 대표적이다.인천공항 경제권과 비슷하게 다양한 산업군을 갖춘 곳은 네덜란드 스히폴공항이다. 이 공항의 경제권은 항만을 연계한 산업(화훼 등) 육성, 물류단지, 패션과 전자상거래 산업으로 구성돼 있다.

공사 관계자는 “공항경제권 육성을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세워 정부, 시, 공항공사, 항만공사가 공동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체계적”이라고 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