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0.1%' 세금이라더니…개인계좌 14%가 금투세 대상

금투세發 '코리아 엑소더스'
지난해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해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개인투자자의 계좌 잔액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인 잔액의 13.5%를 차지한다. 5000만원 초과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최고 27.5%의 세금을 물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돼 이들 계좌의 자금이 이탈하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증권사 계좌 중 지난해 국내 상장주식 투자로 500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을 확정한 계좌의 잔액은 작년 말 기준 46조56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개 증권사의 개인 위탁매매 점유율이 약 50%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금투세 대상 개인의 국내 주식 계좌 잔액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일각에서 금투세 과세 대상 투자자가 극소수여서 시장에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자금 규모로 따지면 개인 전체 투자 자산의 7분의 1 수준에 달하다 보니 증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 개인 고액 투자자의 계좌 잔액이 올해 상반기에만 20조원가량 줄며 한국 증시의 ‘나 홀로 약세’를 부추겼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 때마다 수급을 받쳐주던 개인들이 올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