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한채도 못 산다"…로또 1등 당첨금 오르나

기사와 사진은 무관/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고물가에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서울에 집 한 채 못 산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로또 당첨금 규모와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듣는다.

복권위원회는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생각함에 '로또복권 1등 당첨금 규모 변경,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제목의 설문조사를 게시했다. 이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5월 로또 당첨금을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의견을 수렴할 만한 이슈"라며 "(기획재정부에) 복권위가 있으니, 공청회를 하든지 어떤 방식이든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힌 데 이은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설문에서는 최근 1년 이내 로또복권 구입 경험 여부, 현재 로또복권 당첨구조 만족 여부, 로또복권 1등의 적정 당첨금액과 당첨자 수 등을 묻는다.

현재 판매 중인 로또 6/45는 1~45까지 숫자 중 6개 번호를 고르는 방식이다. 게임당 가격은 1000원이다. 1등은 6개의 숫자를 모두 맞추는 경우로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한 회당 약 1억1000건이 판매돼 1등 당첨자 수는 평균 12명, 1인당 1등 당첨금액은 평균 21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최근 동시 당첨자가 늘면서 당첨금 수령액은 줄어들었다. 지난 7월13일 제1128회 로또 추첨결과 63명이 1등에 동시 당첨되면서 1등 당첨금은 4억1993만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2022년 6월12일 제1019회에서는 50명이 1등에 당첨되기도 했다.만약 설문조사에서 당첨금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할 경우 당첨 확률을 낮추거나 게임비를 올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 통계연구소에서는 로또 조작 논란 해소를 위해 당첨 확률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번호를 1부터 70까지 중에서 6개를 고르는 방법으로 변경할 경우 1등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에서 1억3115만5985분의 1로 약 16배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재정연구원에서도 게임당 가격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복권위는 다음 달 25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당첨금 상향 여부를 최종 검토·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어떤 방법을 취하더라도 당첨금이 크게 상향돼 사행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더라도 시스템 개발, 보안성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실제 로또에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복권위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취합해 당첨구조 등을 손질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