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3000원 화장품' 난리 나더니 결국…편의점도 나섰다

가성비·소용량 화장품 늘리는 편의점
CU, '3000원' 기초 화장품 3종 출시
"잘파세대 화장품 구매 비중 70%"
3000원대 소용량 화장품. 사진=BGF리테일 제공
편의점이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선점한 저가 소용량 화장품 시장에 줄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의점의 주 소비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1020세대)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CU는 잘파세대를 겨냥해 3000원짜리 가성비·소용량 기초 화장품을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CU는 라이프스타일 코스매틱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개발한 편의점 전용 화장품을 선보였다. ‘콜라겐 랩핑 물광팩’, ‘순수 비타민C 세럼’, ‘글루타치온 수분크림’ 3종을 출시했으며 가격은 모두 3000원이다. 이들 제품은 본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편의점용 소용량으로 재구성했다. 각 상품 1mL당 가격은 본품 대비 최대 80% 이상 저렴하다.

CU는 편의점 내 기초 화장품 수요가 늘고 구매 연령이 낮아진 점에 주목했다. CU에 따르면 연도별 화장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4%, 지난해 28.3%에서 올해 1월에서 9월(지난 22일까지) 14.7%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동기간 화장품 세부 카테고리 매출을 살펴보면 마스크팩(37.8%), 스킨/로션(24.7%), 클렌징 상품(18.2%), 립케어(11.6%), 데오드란트(11.2%) 순으로 늘었다.

CU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여행을 갔을 때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긴급형 수요로 클렌징티슈, 립케어 상품의 판매가 주로 이루어졌다”면서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마스크팩을 낱개로 구매하거나 적은 용량의 스킨케어 상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특히 잘파세대 사이 편의점이 주 소비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레 뷰티 제품까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CU는 짚었다. 실제 이달까지 CU의 화장품 연령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대가 42.3%, 20대가 32.3%로 잘파세대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사진=GS25 제공
앞서 GS25도 지난달 가성비·소용량 기초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한 바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듀이트리, 메디힐과 손잡고 마스크팩은 700원, 토너와 크림은 5000원, 세럼은 7000원으로 모두 1만원 이하 가격으로 내놨다. 소용량 제품으로는 메디힐의 속보습패드(2입)와 트러블패드(2입)를 각각 1000원에 출시했다.

편의점이 저가 화장품 출시 경쟁에 뛰어든 건 다이소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에 따라 모든 화장품을 5000원 이하에 선보이고 있다. 2021년 4종에 불과했던 화장품 상품 수는 지난 월 기준 340여개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초 및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2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업체가 줄줄이 다이소에 입점을 확대했다.이런 상황에 대응해 각 편의점에서도 가성비·소용량 뷰티 카테고리 강화에 나선다. 조배연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상품기획자(MD)는 “잘파세대의 가성비 뷰티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위주로 판매를 진행하던 중소 협력사를 발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중소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가성비 있는 뷰티 상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