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후 첫 성적표는…미국 '선방' EU '침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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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美·EU 9월 PMI 지표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EU는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경착륙' 경고등이 켜진 반면 미국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경제 지표가 나온 것이다.
EU경제 양대축 프랑스·독일 부진
올림픽 특수 끝나자 佛 경기 급락
獨 고용시장은 2009년 이후 최악
美 제조업 꺾였지만 서비스업 견조
물가 지수는 튀어올라 "Fed 지켜봐야"
올림픽 특수 끝난 佛, 침체 늪 빠진 獨
23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9월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9로 전월 대비 2.1포인트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인 50.6을 밑도는 수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포함하는 경기 전망 지표인 복합PMI는 50이 넘으면 경기 확장, 그 아래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유럽 경제의 양대 축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파리 올림픽 특수로 지난달 27개월만에 최고치인 53.1까지 올랐던 프랑스 복합PMI는 47.4로 급락했다.
독일은 복합PMI가 전월 48.4에서 이달 47.2로 하락하며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독일 고용지표가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클라우스 비스테센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EU 수석경제학자는 "생산량·고용 감소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기술적 경기 침체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EU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25%로, 지난 12일 연 4.25%에서 3.65%로 두 차례 내렸지만 실물 경제에 통화 완화정책의 약발이 먹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분위기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금리 인하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BN AMRO 인베스트솔루션의 크리스토프 부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 신중했던 ECB 기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라며 "통화 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일 수 있다는 징호가 나타나면서 당국자들이 다음달 또 다른 금리인하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 서비스업 활황…인플레 재점화 우려도
지난 18일 첫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미국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9월 미국 복합PMI는 54.4로 전월 54.6과 비슷하게 유지됐다. 서비스업PMI는 55.4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PMI는 47.9에서 47.0으로 1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S&P글로벌은 "(미국 대통령 선거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제조업 약화가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동시에 물가가 뛰어오르는 징후도 나타났다. 기업의 생산 지불 가격 지수는 지난달 57.8에서 59.1로, 청구 가격 지수는 52.9에서 54.7로 상승했다. 임금과 서비스 부문 비용 상승이 반영됐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 수석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의 재가속화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물가 목표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과 EU의 상반된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1.11148달러로 전장 대비 0.427%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0.128% 상승한 100.881을 기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